제4007화
의현은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
유승란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선혁을 바라보며 은근히 칭찬하는 시선을 보냈다.
유승란은 원래 호탕하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동시에 부잣집 안주인다운 기품도 갖추고 있었다.
식사 자리에서도 곧고 단정한 자세로 우아하게 음식을 즐겼다.
그리고 옆자리의 서선혁도 특별히 말을 섞지 않고 묵묵히 식사에 집중했다.
디저트가 나오자, 유승란은 직접 접시를 들어 장의현에게 건네며 부드럽게 웃었다.
“다음 주에 내 남편이 해성에 일 보러 가는데, 나도 같이 가기로 했어. 그때 우리 또 만날 수 있겠네.”
의현은 입 안의 음식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언니 가시기 전에 연락 주시면 제가 시간 맞춰볼게요.”
그 대답을 들은 선혁은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의현이 자기 어머니를 언니라고 부르는 게 못마땅해 옆눈으로 흘겨보자 여자는 더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언니, 해성 가시면 어디 들르고 싶으세요?”
유승란은 해성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들을 얘기했고, 본래 해성 출신인 장의현도 그곳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대화는 물 흐르듯 이어졌다.
선혁은 말없이 지켜만 보다가 결국 언니라는 호칭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남자는 의현에게 주스를 따라주고 휴지도 건네자 의현은 대화에 빠져 있다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 입가의 땅콩소스를 닦았다.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동작에 유승란은 순간 멈칫했다.
정말 두 사람에게 인연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 괜히 더 기뻐졌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유승란이 물었다.
“의현아, 오후 비행기가 몇 시지?”
“네 시 십 분이에요.”
의현이 대답했다.
“잘됐네. 오후에 선혁이 시간이 비니까, 너 공항까지 바래다주라고 하자.” 유승란은 싱글벙글하며 말했으나 의현은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
“괜찮아요. 호텔 차량 서비스가 있어요.”
그러자 선혁이 태연히 받아쳤다.
“그래도 돼요. 의현 이모 챙기는 건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선혁이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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