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16화
의현은 물로 입가에 남은 립스틱 자국을 말끔히 지운 뒤, 다시 화장을 고쳐 더 이상 눈에 띄지 않게 했다.
심장이 아직도 빠르게 뛰었지만 간신히 진정시키고 밖으로 나섰다.
선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소파에 앉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현이 다가가자 주변 사람들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인사했고, 여자는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담담히 유정 옆에 앉았다.
유정이 다가와 장난스레 속삭였다.
“누가 먼저 시작한 거야?”
의현은 눈동자를 굴리며 가볍게 흥 하고 웃었다.
“당연히 내가 먼저지. 이런 좋은 기회를 어떻게 놓쳐.”
유정은 코웃음을 쳤다.
“싫다며?”
의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싫은 건 맞아. 그냥 옛날의 아쉬움을 채운 거지.”
“어릴 적엔 늘 경성 오리구이가 먹고 싶어서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나중에 입맛이 달라져도 다시 보이면 한 입은 먹어보잖아.”
유정은 억지로 웃음을 참다 물었다.
“그래서 오리구이 맛은 어땠는데?”
의현은 입술을 비죽 내밀며 말했다.
“그냥 그래.”
결국 유정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버리자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
유정은 서선혁을 흘긋 본 뒤 웃으며 말했다.
“의현이가 어릴 적부터 경성 오리구이를 꼭 먹고 싶어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별로였대.”
다른 사람들은 뜻을 몰라 장난스럽게 말했다.
“경성 오리구이가 별로면 우리 강성에도 오리구이 맛집 있지. 내일 가지 말고 남아, 내가 데려가 줄게!”
“경성에선 유명세 탄 집 말고 진짜 제대로 하는 데 가야 해. 언제 같이 모여서 내가 진짜 맛집 데려가 줄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오직 선혁만이 미묘한 웃음을 띠며 의현을 바라봤다.
‘그냥 그래? 흥, 아까 그렇게 내 허리를 꽉 붙잡던 건 누구였는데?’
다음 라운드에서 빈수가 걸렸고 벌칙은 누군가를 골라 함께 풍선 열 개를 터뜨리는 것이었다.
그 역시 의현을 지목했다.
의현은 가만히 앉아 있었고 남녀가 하는 게임은 괜히 분위기가 애매해진다.
몸을 붙여 풍선을 터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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