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32화
소희는 미안하면서도 감동한 듯 말했다.
“윤성이 정말 너무 착하고 의젓해.”
구택은 낮게 웃으며 답했다.
“괜찮아. 내가 대신 동화책 읽어줬으니 그걸로 보상은 된 셈이지.”
구택은 그렇게 말하곤 곧 몸을 숙여 소희에게 입을 맞췄다.
키스하면서 소희를 안아 침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침대 머리맡의 은은한 노란 조명이 자동으로 어두워졌다.
그리고 소희는 폭신한 침대 위에 내려앉으며 살짝 고개를 들어 남편과 입술을 맞췄다.
두 아이를 낳았음에도 소희의 눈동자는 여전히 가을 물빛처럼 맑았고, 피부는 매끄럽고 탄탄했다.
차분한 기품 속에 더해진 여성스러운 매력은 세월조차 소희에게 흔적을 남기지 못한 듯했다.
...
몇 칸 떨어진 아이 방에서 윤성은 자기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들어 있었다.
자신이 잠든 뒤 누군가 다시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이튿날 아침 눈을 뜨자, 방 안의 익숙한 풍경을 보고 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계단을 내려가던 윤성은 거실에서 구택을 마주쳤고 아이는 눈에 가득 의문을 담은 채 물었다.
“아빠, 저 어젯밤 분명히 아빠랑 같이 잤는데, 왜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제 방이었어요?”
구택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마도 꿈에서 걸어 나온 거겠지.”
윤성은 눈을 크게 깜박이며 물었다.
“꿈에서 걸어 나온 게 뭐예요?”
구택은 웃으며 설명했다.
“그게 바로 몽유병이지. 자면서 꿈속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거야.”
이에 윤성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말했다.
“그러면 엄마한테 가서 제가 몽유병이라고 말해야겠어요.”
구택은 아직 여린 아들의 어깨를 눌러 세우며 말했다.
“엄마는 매일 일로도 아주 힘들어. 이런 사소한 건 굳이 말하지 말고, 대신 나랑 같이 뛰러 가자.”
예전에도 아버지와 함께 산길을 달린 적이 많았던 터라 윤성은 별 의심 없이 따라나섰다.
아침 산길엔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아 풀과 나무의 향기가 가득했고,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치며 정신을 맑게 했다.
회색 운동복 차림의 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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