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70화
유진은 약간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나 아직 회사에서 정식으로 퇴사한 게 아니야. 앞으로는 우리 동료네!”
연하는 입꼬리를 올리며,
“앞으로는 선배님한테 많이 배워야겠네.”
유진은 호탕하게 웃었다.
“걱정하지 마, 얼마든지 나한테 와. 내가 다 챙겨줄게!”
연하도 따라 웃었고, 마음속에 쌓여 있던 음울하고 복잡한 기분이 대화 덕분에 한결 가벼워졌다.
그날 밤, 슬윤이 약속한 아홉 배의 급여, 총 3천6백만 원이 통장에 입금되었다.
잔고를 확인한 연하는 그제야 마음이 후련해졌다.
주말
아침 8시, 서천영은 아들인 진구의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섰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진한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경제 잡지가 널려 있고, 반쯤 남은 와인병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재떨이는 담배꽁초로 가득 차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에 서천영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예전엔 담배를 전혀 안 피우던 아들이 언제부턴가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서천영은 급히 가사 도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집을 치우라고 했다.
그때 침실에서 인기척이 났다.
헝클어진 머리 헐렁한 티셔츠와 바지를 입은 진구가 졸린 눈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대충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리며 중얼거렸다.
“엄마,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너 늦잠 잘 줄 알고 아침 가져왔지.”
서천영은 주방으로 향하며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요즘 일 때문에 힘들지?”
진구는 작은 찐빵을 입에 집어넣으며 퉁명스레 말했다.
“괜찮아요.”
“혼자 회사를 책임지느라 고생하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담배로 풀면 안 되지. 건강 다 해쳐.”
서천영은 창문을 활짝 열어 신선한 공기를 들이고는, 보온병에서 해삼죽을 꺼내 그릇에 담아주었다.
“하룻밤 내내 끓인 거야. 맛 좀 봐.”
진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 숟갈 떠먹었다.
“맛있네요.”
이에 서천영의 얼굴이 미소로 물들었다.
“날씨도 좋은데 오늘은 슬윤이랑 데이트하지 그래.”
“오늘은 회사 나가야 해요. 슬윤이한테도 얘기했어요.”
“주말까지 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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