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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1화

우행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고맙다, 박수호.” [우리 사이에 뭘 또 새삼스레. 대신 화영 씨한테 여자친구 좀 소개해 달라고 해줘.] 수호는 반쯤 장난스럽게 말했다. “응.” 우행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룸으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말했다. “우행이 방금 전화 왔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온대.” “뭐라고?” 그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가윤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금방 온다고 했는데?” 가윤은 방금 진우행에게 위치를 보내려던 참이었지만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자, 순간적인 실망이 밀려왔다. 그다음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수호는 괜히 화영과 가윤 사이의 갈등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급히 변명했다. “너도 알잖아, 임씨그룹에서 일하느라 워낙 바쁜 거. 임구택 사장님이 부르면 그게 낮이든 밤이든 언제든지 바로 나가야 하잖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그러자 가윤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나 보기 싫어서 그런 거겠지.” 안쪽에 앉아 있던 한 여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얀 니트 차림의 여자는 검은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매끄럽게 흘러내렸고, 피부는 매끄럽고 창백했다. 가느다란 눈매와 부드러운 입매가 조용한 기품을 풍겼다. 갸름한 얼굴에 젊고 청초한 미모, 그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도 단연 돋보였다. “세라야, 그건 네가 생각이 많이 하는 거야.” 수호가 곧장 말했다. “우행은 그런 일로 사람을 미워할 사람이 아니야. 옛날 일은 다 지난 일이야. 그리고 걔는 그런 거 마음에 둘 사람은 아니고.” “우행은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아니야.” 이세라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세라가 아직도 나를 미워하는 거 알아요. 얼마나 세월이 흘러도 그때의 일은 우리 둘 다 잊을 수 없을 거예요.” 그러자 가윤이 곧 위로하듯 말했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우행의 옆에 여자가 하나 있는데, 그 여자가 질투가 심해서 못 오게 한 거야.” “여자?” 그 말에 세라의 눈이 커졌다. “지엠의 총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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