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62화
이틀 동안 모두가 각자의 일로 분주했다.
송혜라는 매일 집에서 보양식을 챙겨 병원으로 보내 세라를 살폈고, 가윤은 거의 잠도 자지 않은 채 침대 곁을 지키며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날 오후, 화영은 회의실을 막 나오는 길이던 그때 세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화영 씨, 혹시 병원에 와줄 수 있을까요? 할 말이 있어요.]
이에 화영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좋아요. 지금 바로 갈게요.”
그렇게 화영은 자료를 비서에게 맡기고 바로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
복도에서 기다리던 가윤이 화영을 가로막았다.
“지금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우행이 안에서 세라를 돌보고 있어요. 두 사람이 감정을 못 추스르면 화영 씨도 보기 불편할걸요?”
화영은 대꾸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치자 가윤이 낮게 말했다.
“화영 씨, 우행이 끼고 있는 그 반지 누구한테 받은 건지 알아요?”
화영의 발걸음이 멈췄고 가윤은 입꼬리를 올렸다.
“세라가 준 거야.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 세 개나 뛰어서 번 돈으로 산 생일 선물. 우행은 그걸 몇 년째 내내 끼고 있어요.”
“세라를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고요. 화영 씨는 그냥 대체품일 뿐이죠.”
복도 위의 형광등 불빛이 차갑게 내려앉았고 화영은 짧게 숨을 들이켰다가 천천히 내쉬었다.
“가윤 씨는 정말 불쌍하네요.”
“뭐라고요?”
가윤이 눈을 치켜뜨며 노려보았지만 화영은 더 말하지 않고 돌아서 병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실 안에서는 우행이 막 들어온 참이었다.
방 안에는 세라 혼자 있었고 여자는 살짝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며칠째 누워 있으니까 좀 앉고 싶어. 우리 이야기라도 하게 침대 좀 세워줄래?”
그러자 우행은 버튼을 눌러 침대를 천천히 올려주었다.
“혹시 베개 하나 더 가져다줄 수 있어?”
병실의 등 아래, 세라는 더 야위어 보였고 눈매는 더욱 커져 상처받은 사람처럼 보였다.
곧 우행은 부드러운 베개를 가져와 세라의 등 뒤에 받쳐주었다.
세라가 막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여자는 갑자기 우행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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