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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4화

우행은 반사적으로 손가락을 오므렸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반지는 이세라 혼자 준 게 아니에요. 그때 우리 모두 대학생이었고 가윤이도 우울한 시기를 막 벗어났을 때였죠.” “다시 예전처럼 밝아지고 다들 패기 넘치던 시절이었어요. 내가 그리워하는 건 그때의 청춘일 뿐이에요. 나중엔 그냥 습관처럼 끼고 있었을 뿐이고요.” 화영의 눈빛이 투명하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 청춘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그 안에 세라 씨가 있어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우행이 깊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화영을 바라보았다. 화영은 여전히 침착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와 담담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처럼 차분했다. “깨진 거울이 다시 붙으면 흔적이 남지만 그래도 다시 거울은 거울이에요. 한때 사랑했던 여자가 순간의 충동으로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가 다시 돌아왔죠.” “우행 씨가 거리감을 두는 건, 어쩌면 미련이 아니라 못 잊은 마음일 수도 있고요.” 이에 우행의 미간이 더 깊게 찌푸려졌다. “화영 씨,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그러자 화영이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 그만해요. 아니, 어쩌면 애초에 사귄 적도 없던 거겠죠. 나는 우행 씨 마음속에서 비워지지 않은 자리를 단 한 번도 차지한 적이 없으니까요.” 공기가 순간 무겁게 가라앉았고 창문은 닫혀 있는데도 차가운 바람이 어디선가 스며드는 것처럼 몸 전체가 서늘해졌다. 우행은 입술을 꽉 다물었고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내가 가윤의 일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건 알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세라에 대한 내 감정은 이미 끝났다는 거예요.” 화영은 식어버린 커피를 단숨에 마시고는 고개를 낮추며 조용히 말했다. “이 복잡한 관계들에 지친 것뿐이에요. 이제는 이런 감정들이 피곤해졌어요.” 그렇게 말하고 일어나 방 안으로 향했다. 잠시 뒤, 화영은 캐리어를 끌고 거실로 나왔고 이미 마음을 정한 듯한 걸음이었다. 우행이 집에 오기 전부터 짐은 모두 정리해 둔 상태였고, 밤에 운전해 나가기 위해 일부러 커피만 준비해 두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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