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74화
화영의 눈빛이 단단해졌다.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나를 존중해줘.”
신수의 시선이 잠시 흔들리더니 다시 여유로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 정도는 문제없어. 결혼 전까지 네가 허락하지 않으면 건드리지 않을게.”
그때 화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할아버지.”
화성국의 목소리는 밝았다.
[방금 추병국이 전화해서 너 보고 싶다더구나. 신수가 데리고 온다고 하니 잘 다녀오거라.]
“알겠어요. 안 그래도 지금 뵈러 가는 길이에요.”
[그래, 그래.]
화성국이 만족스러운 어조로 전화를 끊자 신수는 옆에서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화영을 바라봤다.
“네가 할아버지 말을 이렇게 잘 듣는 줄 알았으면, 진작 우리 할아버지를 보내서 결혼을 진행해야 했나 봐.”
그러나 화영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우행이 강성에 돌아온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밤이었다.
접대를 마치고 막 집으로 들어온 순간, 수호의 전화가 급히 걸려 왔다.
[우행아, 서원혁 죽었어. 희문이 그 사람을 죽였어.]
그 말에 우행은 술기운이 단숨에 사라졌다.
우행과 수호가 급히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조사실 안에서는 희문에 대한 심문이 한창이었다.
밖의 의자에는 배기윤이 앉아 있었다.
여자 경찰이 건넨 외투를 어깨에 둘렀지만, 안쪽 옷은 곳곳이 찢겨 있었고 얼굴은 퉁퉁 부어 전체가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기윤은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호소하고 있었다.
“그 남자가 저한테 막 덤벼들었어요. 제 남자친구는 저를 구하려고 그랬던 거예요. 제발 그 사람을 잡아가지 말아 주세요.”
“정말 부탁드려요.”
경찰이 기윤을 진정시키려고 말했다.
“남자친구분이 사람을 죽인 건 사실이라 조사가 필요해요. 절차일 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상황이 사실대로라면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어요.”
기윤은 온몸을 떨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우행과 수호가 도착하자 기윤은 급히 일어섰다.
“우행 씨, 수호 씨.”
“울지 마요. 괜찮아요. 희문이는 문제없을 거예요.”
수호가 서둘러 달랬다.
그때 우행은 기윤의 발치에 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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