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82화
가윤이 전화를 걸기도 전에, 수호가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가윤아, 나 급한 일이 생겨서 오늘은 못 갈 것 같아. 너희끼리 먼저 모여.]
그러자 가윤의 표정이 굳어졌다.
“박수호, 진짜 너무하다. 왜 꼭 중요한 순간에 빠지는 거야?”
[진짜 일이 있어서 그래. 다음에 내가 밥 살 테니까 그때 사과할게.]
“그럼 우행은? 언제 온대?”
가윤이 급하게 묻자 수호는 잠깐 말을 멈췄다.
[그건, 네가 직접 물어봐.]
그 말만 남기고 수호는 전화를 끊었다.
가윤은 우행에게 전화하기가 두려워 결국 희문에게 걸었다.
[오늘은 못 가.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희문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고 가윤은 곧바로 화가 치밀었다.
“이희문, 지금 뭐라는 거야? 우리가 너 나온다고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안 온다고? 너 안 오면 우행이 오겠어?”
[그래서, 내 환영회 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우행이 보려고 했던 거야?]
이희문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리자 가윤은 말이 막혀 더듬거렸다.
“아니? 너 때문에 준비한 거지.”
[나 때문이라면 안 해도 돼.]
희문의 목소리가 많이 허스키해졌다.
[기윤이랑 헤어졌어. 지금 아무 기분도 아니야.]
“왜 헤어졌는데? 너는 그 사람 구하려다 그렇게 오래 갇혀 있었는데 그걸 모른단 말이야? 설마 네가 감옥 갈까 봐 급하게 도망치려고 그런 거야?”
가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런 거 아니야.]
희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그러나 가윤은 말을 눌러 삼키지 않았다.
“헤어지면 헤어진 거지. 원래부터 정 없는 사람이었나 보지.”
희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고 강하게 변했다.
[가윤아, 기윤이 욕하지 마.]
“나? 욕했어. 그래서 뭐? 너 나랑 절교라도 할래? 그 여자 편을 들려고?”
가윤의 말투는 거침없고 방어적이었다.
[세라한테도 고맙다고 전해주고 다들 미안하다고 말해 줘.]
그 말만 남기고 전화는 바로 끊겼다.
가윤은 손에 들었던 휴대폰을 소파에 내던졌다.
“평생 연락하지 마.”
방 안에 그 말이 허공에 울려 퍼지자 세라가 소리를 듣고 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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