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84화
그다음 날, 가윤은 휴대폰을 오래 붙들고 망설이다가 결국 직접 우행에게 전화를 걸었다.
“설 잘 보내.”
[응.]
가윤은 아무렇지 않은 척 목소리를 다듬었다.
“세라 혼자 강성에서 설 보낸다는데 우리 가서 같이 있어 주자. 다들 한동안 못 모였잖아.”
[너희끼리 모여. 나는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못 가.]
그러자 가윤은 목소리를 한층 낮추었다.
“우행아, 신서란 할머니 일. 그 생각한 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그래도 그 일로 세라까지 멀리하지는 마.”
“적어도 세라는 잘못 없었고 오히려 할머니 살린 사람이잖아.”
[가윤아, 나랑 세라 사이 문제는 이미 말했잖아.]
“하지만 지금은 화영 씨랑 끝났잖아.”
짧은 침묵이 흘렀고 우행의 목소리는 단단해져 있었다.
[내가 정말 화영이랑 끝났다고 해도, 세라와 다시 이어질 일은 없어. 너 전화해서 계속 그 얘기할 거면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
“우행아, 세라는...”
[볼 일 있어. 끊어.]
뚝.
전화는 단칼에 끊겼다.
가윤은 멍해진 채 서 있었고 곧바로 울컥 올라오는 분노가 감정을 밀어 올렸다.
그래서 휴대폰을 힘껏 벽 쪽으로 던졌다.
화영만 없어지면 예전처럼 다섯 명이 다시 가까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우행이 진짜로 화영과 정리하고 난 뒤, 오히려 자신만 더 멀어지고 있었다.
‘왜 모든 게 생각과 반대로 흐르는 걸까?’
가윤이 울먹이며 세라에게 이 일을 털어놓자, 여자는 조용히 듣다가 담담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화영 씨랑 지금 막 정리됐잖아. 누구라도 시간이 필요해. 너무 조급해하지 마.”
그날 밤.
설 전날 저녁 식사를 앞두고, 우행은 진세명에게 불려 가 서재에서 거의 한 시간을 대화를 나눴다.
나오자마자 진씨 저택 쪽으로 향하다가 송혜라를 마주쳤다.
이윽고 송혜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원래 화영에게 전화라도 해볼까 했는데 너희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까. 지금은 어른들이 끼어들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우행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화영이도 아마 마음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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