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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5화

이에 세라는 미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가 말씀드렸어. 어르신도 알고 계신 줄 알았는데 내가 덜컥 말해버렸네.” 그러자 희유는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건 그렇다 쳐도 세라 언니는 예전에 우리 오빠랑 사귀었잖아요. 그런 사람이 화영 언니 뒷말을 하는 게 맞아요?” 젊은 사람이 특유의 직설로 내뱉자 세라는 얼굴이 붉어질 만큼 난처해졌다. “내가 경솔했어.” 세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르신, 제가 이런 말 드리면 안 됐어요. 죄송해요. 먼저 가볼게요.” 그러자 신서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희유야, 나 대신 세라 배웅해 줘.” 이에 희유는 짧게 응답하고 세라를 집 밖까지 데려다줬다. 문 앞에 이르자 희유는 차갑게 말했다. “세라 언니, 언니랑 우리 오빠는 이미 끝났어요. 앞으로 굳이 할머니 보러 안 와도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세라는 화내지 않고 오히려 차분했다. “희유야, 우리 예전엔 사이좋았잖아. 그런데 요즘은 나한테 너무 적대적인 것 같네.” 그러자 희유는 솔직하게 세라를 바라봤다. “예전엔 언니가 우리 오빠 여자친구였잖아요. 근데 이제 아니잖아요.” “헤어진 사람끼리 친구가 될 수도 없고 그러면 언니랑 나도 예전 같을 수가 없죠. 내가 틀린 말 했나요?” 세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화영 씨도 우행이랑 헤어졌잖아. 게다가 걔를 속이기까지 했고. 그런데 너는 화영 씨를 감싸잖아. 그러는 이유가 화영 씨 집안이 좋고 나는 평범해서 그래?” 희유는 휘둘리지 않았다. “그건 내가 이미 우리 오빠한테 확인했어요. 오빠는 화영 언니가 속이지 않았다고 했고 난 오빠 말을 믿어요. 그리고...” 희유의 어조가 조금 더 단단해졌다. “화영 언니는 우리 가족 앞에서 언니 험담한 적 없어요.” 세라는 표정이 잠시 굳었지만 금세 부드럽게 웃었다. “난 그냥 어르신이랑 이야기하다 나온 말이야. 너처럼 깊이 생각한 건 아니야.” 희유의 눈은 순하고 맑았지만 똑똑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언니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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