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51화
희유의 머리는 폭신한 베개에 파묻혀 있었고 드러난 얼굴선은 아름다웠다.
눈동자는 깊고 맑아 물처럼 투명했으나 감정 또한 스며 있어 보였다.
그렇게 희유는 아무 말없이 유변학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유변학의 숨이 거칠어지더니 곧 희유의 얼굴을 잡아 살짝 힘을 주었고, 아픈 듯 벌어진 입술을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입을 맞췄다.
‘건드리지 않는다고?’
그 말을 믿지 않는 건 유변학은 물론이고 희유 또한 마찬가지였다.
...
다음 날, 희유는 장부를 품에 안고 홍서라가 쓰는 사무실을 오가며 일을 처리했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길을 터주었고 누구 하나 말을 걸지 않았다.
오전에 홍서라가 자리에 없자 희유는 잠시 앉아 기다리다가 자리를 떠났다.
희유는 우한을 찾아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식사하다 우한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어젯밤 열 시에 출근했는데 혜경을 또 만났어. 순간 참지 못해서 물어봤거든.”
“전에는 어디 있었고 뭘 했는지. 그런데 오갈 때 눈을 가리고 있었다고, 정확한 데가 어딘지 모른다고 했어.”
희유는 마음속에 불안감이 번지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 혜경이 만나면 아무것도 묻지 마.”
그러나 우한은 분통이 터진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그냥 알고 싶어. 우리를 정말 속였는지.”
희유는 눈을 내리깔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국에는 알게 될 거야. 그건 시간문제니까.”
우한은 고개를 숙이며 훌쩍였다.
“어젯밤 엄마 아빠 꿈꿨어. 그리고 유재하도 나왔어. 이제 나 기다리지 않는다고, 새 여자친구 생겼다고...”
희유는 심장이 순간 덜컥거리는 느낌을 받았고 이내 손을 뻗어 우한의 어깨를 가만히 쓸었다.
“꿈일 뿐이야.”
우한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숟가락 가득 밥을 떠 입에 넣었다.
애써 버티려고 힘주어 밥을 먹는 모습이 꽤 안쓰럽게 느껴졌다.
식사가 끝나자 우한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혜경이 너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또 물어봤는데 나 아무 말도 안 했어.”
셋 사이에는 어느새 보이지 않는 틈이 생겨 있었다.
예전처럼 뭐든 말하던 사이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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