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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4화

희유가 걸음을 멈춘 순간, 은색 마세라티 한 대가 정확히 눈앞에 멈춰 섰다. 설호영이 차에서 내렸고 손에는 외투 한 벌이 들려 있었다. 그러고는 투덜거리듯 희유에게 다가왔다. “밤 되면 기온 떨어지는 거 몰라? 이렇게 얇게 입고 나오면 어떡해?” 호영은 외투를 희유의 어깨에 걸쳐 주고, 조수석 문을 열어 주었다. 고개를 들다가 멀리 서 있는 그림자를 보고 잠시 시선이 멈췄다. “친구야? 어디서 본 얼굴 같은데.” 이미 명우는 돌아서서 걸어갔고 어두운 가로등 아래에서 뒷모습은 흐릿해져 있었다. 희유는 한 번 바라본 뒤 고개를 돌려보고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설호영은 더 묻지 않고 문을 닫고는 운전석에 올라탔다. 차가 출발하자 호영이 웃으며 말했다. “임씨 그룹 막내딸 돌잔치,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화려했지? 눈 돌아갈 만큼.” 그 말에 희유의 표정이 단번에 살아나 과장된 손짓까지 곁들였다. “성안에 있는 유물 하나만 박물관에 가져다 놔도 대표 전시품급이야.” “우리 관장님이 왔어도 스스로 세상 물정 모른다고 느꼈을걸? 진짜 너무 사치스러워. 임구택 사장님, 딸 사랑이 장난 아니야.” 연달아 감탄을 쏟아냈다.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명화도 몇 점이나 걸려 있고. 같이 가자고 했잖아. 안 온 건 설호영이야. 후회해도 늦었어.” 설호영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안 가고 싶어서 안 간 줄 알아? 내가 맡은 입찰 건이 오늘 개찰이었어. 어쩌겠어.” “이해해, 이해해.” 진희유가 웃으며 어깨를 툭 쳤다. “괜찮아. 사진 엄청 찍어 왔어. 집 가서 다 보내 줄게.” 호영이 힐끗 바라보며 반쯤 농담으로 물었다. “거기서 잘난 남자들이 말 걸고 그러진 않았어?” 오늘 잔치에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재력가나 권력가였다. 젊은 재벌 2세들도 많았을 터였으니 호영은 솔직히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팀이 오늘 입찰을 위해 석 달을 준비했기에 혼자 빠질 수는 없었다. 모두의 노력을 책임져야 했으니까. 희유의 검은 눈동자가 장난스럽게 굴리더니 입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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