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97화
우한은 술을 마셔서인지 더 수다스러워졌고, 얼굴에는 취기가 어린 기색이 감돌았다.
비가 내린 뒤의 강성은 평소보다 훨씬 고요해 보였다.
석유는 차를 몰며 뒷자리에서 장난치는 두 사람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듣자 마음이 오랜만에 잔잔하게 가라앉았다.
석유는 누군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고, 이 도시 역시 석유에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소속감을 주고 있었다.
...
월요일 오전, 석유는 일을 하던 중, 갑자기 어머니인 백나라의 전화받았다.
[석유야, 얼른 집으로 와. 외할머니가... 지금 많이 위독하셔.]
울음을 참는 목소리에 석유는 순간 멈칫했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전화를 끊은 뒤, 석유는 침착하게 본인이 하던 일을 정리해 비서에게 넘겼다.
그리고 김하운에게 가서 휴가를 요청한 뒤, 곧바로 공항을 향해 성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희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집에 일이 있어 잠깐 다녀온다는 내용이었고 희유는 혹시라도 본인이 도와줄 만한 일이 있냐며 걱정했다.
[필요 없어. 처리하고 바로 돌아갈게.]
석유는 희유가 성주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외할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 질 무렵이었다.
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손주들이 모두 와 있었지만, 저택 전체에는 무겁고 답답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석유의 외가는 백씨 집안이였고, 성주에서도 이름 있는 집안이었다.
도우미가 석유가 왔다고 알리자 강옥자의 방에서 나온 백나라는 눈이 퉁퉁 부은 채 여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손을 뻗으며 말했다.
“석유야...”
그러나 석유는 한 걸음 물러서며 그 손을 피했고 눈빛은 담담하게 식어 있었다.
“지금 상태는 어떠세요?”
백나라는 그 차가운 태도에 가슴이 무너진 듯 입을 막고 울었다.
“들어가 봐. 할머니가 너랑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대...”
석유는 백나라를 지나쳐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강옥자는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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