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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3화

서문은 2학년이었고, 오늘 석유가 데리러 온다는 걸 알고 있어 학교를 나서며 기분 좋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막 교문을 나서자마자 뒤에서 누군가 옷을 잡아당겼다. 이에 서문은 곧바로 뒤돌아봤고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반 여자아이라는 걸 알아봤다. 그 여자아이는 연우였다. 성격이 승부욕이 강하고 고집이 세서 반에서 무리를 만들어 모든 여자애들이 자기 말을 듣게 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은 다 따랐지만 서문만은 따르지 않아 연우는 늘 다른 애들을 데리고 서문을 괴롭혔다. “또 어디서 주워 온 옷이야?” 연우가 비꼬듯 말하자 옆에 있던 다른 여자아이가 맞장구쳤다. “이렇게 새 거면 주운 건 아닐테고. 혹시 훔친 거 아니야?” 그러자 주변에 있던 여자아이들이 다 같이 웃었다. 서문의 작은 얼굴에는 냉기가 서린 채, 옷을 붙잡고 있는 연우를 차갑게 노려봤다. “놔, 안 놓으면 가만 안 둘 거야.” “안 놓으면 어쩔 건데? 나 때리기라도 하게?” 연우는 머릿수가 많다는 걸 믿고 전혀 겁내지 않았다. 석유가 사준 새 옷이라 서문은 하루 종일 조심스럽게 아끼고 있었다. 그런데 연우의 더러운 손이 하루 종일 놀다가 묻은 채 자기 옷을 잡고 있는 걸 보자, 서문은 망설임 없이 발을 들어 연우를 걷어찼다. 곧 연우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 “패버려!” 그 세글자에 연우를 따르던 여자아이들이 하나같이 사납게 표정을 굳히고 서문을 에워쌌다. 서문은 혼자서 이 많은 인원들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뒤돌아서 그대로 정신없이 달렸다. 그러나 몇 걸음도 못 가서 팔을 붙잡혔고, 숨을 헐떡이며 멈춰 선 서문이 외쳤다. “언니!” 석유가 서문의 손목을 잡고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연우 일행이 달려오는 걸 바라봤다. 그러자 연우와 아이들도 멈춰 서서 의심스러운 눈으로 석유를 쳐다봤다. 석유는 원래부터 차가운 분위기를 지닌 사람이었다. 굳이 표정을 짓지 않아도 가까이하기 어려운 기운이 있었고, 어른들도 쉽게 다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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