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93화
명빈은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보는 사람처럼 웃었다.
“윤설 씨. 도철민 씨가 그냥 당신 버리고 도망갈 것 같아요? 아니면 돌아와서 당신 구할 것 같아요?”
이미 세무 당국은 도철민 회사 장부를 조사하기 위해 사람을 보낸 상태였다.
그러니 도철민이 저질렀던 일들도 전부 드러날 예정이었다.
지금 도망치는 것이 도철민에게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래서 명빈은 한 걸음씩 치밀하게 판을 짰고 도철민 앞에 아주 거대한 선택지를 던져놓았다.
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남은 인생의 자유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윤설 역시 그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분을 못 이겨 소리쳤다.
“당신들 지금 불법 감금하는 거예요! 진짜 비열하고 악독하네요! 우리 아빠가 절대 가만 안 둘 거예요!”
짝!
소리와 함께 석유가 윤설의 뺨을 내리쳤다.
“왜 갑자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거죠?”
윤설은 연달아 두 대를 맞아 얼굴이 이미 퉁퉁 부어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윤설은 그대로 무릎을 꿇듯 주저앉아 백나라 옆으로 기어가고는 울면서 매달렸다.
“엄마, 저 사람들 말 믿지 마세요. 아빠는 진짜로 엄마를 사랑해요. 제발 믿어주세요.”
그러나 백나라 눈빛은 이미 완전히 죽어 있었다.
“그 사람이 오면 다 알게 되겠지.”
하지만 윤설의 얼굴에는 불안함만 가득했다.
‘아빠가 정말 올까?’
한 시간 뒤,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윤설은 번쩍 고개를 들었고 얼굴에는 순식간에 기쁜 기색이 번졌다.
도철민이 정말로 온 것이다.
이에 석유 역시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도철민 같은 비열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정말 딸 때문에 도망칠 기회를 포기할 줄은 몰랐으니까.
이런 인간에게도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있긴 한 모양이었다.
도우미는 긴장한 얼굴로 문을 열자, 밖에는 잔뜩 초조한 표정의 도철민이 서 있었다.
거실 안에는 명빈과 석유가 소파에 앉아 있었고, 백나라도 옆 소파에 앉아 있었다.
윤설은 먼저 달려가 도철민을 끌어안았다.
“아빠!”
도철민은 거실 안 사람들을 한번 둘러봤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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