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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8화

석유는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명빈이 바빠서 회사에도 못 오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자 비위 맞춰주느라 바빴던 거였다. “하석유 씨.” “석유 씨, 오셨어요?” 윤석우와 새 프로젝트 책임자인 엄계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석유에게 인사했다. 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가방에서 서류 뭉치를 꺼냈다. “자료 가져왔어요. 전무님께서 한번 확인해 주세요.” 엄계훈은 반듯한 인상에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띠고 있었다. “급할 거 없어요. 오랜만에 석유 씨 봤는데 앉아서 이야기나 좀 하죠. 마침 사장님도 계시고 하니...” 엄계훈은 자연스럽게 명빈의 옆자리를 비워줬지만 석유는 그대로 다른 쪽 자리에 앉았다. “전무님께서 검토하시고 문제없으시면 저는 먼저 가볼게요. 퇴근 시간도 지났고, 저도 개인 일정이 있어서요.” 자기 사장 앞에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직원은 아마 석유뿐일 거였다. 그때 옆에서 웃음소리가 터졌다. 명빈이 무슨 말을 했는지 옆에 앉은 여자가 몸을 떨며 웃고 있었다. 곧 여자는 명빈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봤다. “오빠 진짜 재밌네요.” 명빈은 살짝 올라간 눈매로 웃었다. “재밌는 거 별로야?” “좋죠, 당연히 좋죠.”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맨날 차갑기만 한 사람들보다 훨씬 좋아요.” 명빈은 소파 등에 몸을 기대며 웃었다. “그건 본인 생각이고 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수도 있지.” 여자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에이, 여자들은 다 오빠 같은 스타일 좋아해요.” 명빈은 웃으며 되물었다. “안 좋아하면?” 여자는 눈동자를 굴리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여자가 아니거나 보는 눈이 없는 거죠.” 명빈은 깊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말 되게 예쁘게 하네.” 석유는 고개를 숙인 채 자료만 바라봤다. 옆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대화는 마치 들리지 않는다는 듯 무심했다. 엄계훈 역시 슬쩍 명빈 쪽 분위기를 살피고 있었다. 저 여자애는 원래 친구들과 놀러 왔다가 우연히 명빈을 알게 됐고, 인사만 하고 갈 줄 알았는데 그대로 명빈 옆에 붙어 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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