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23화
전화 너머 석유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전 괜찮아요. 다친 데도 없고요. 근데 여기서 경찰 기다려야 해서 회사는 조금 늦을 것 같아요.]
김하운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안 다쳤으면 됐어요. 회사 일은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처리하고 오세요. 여긴 제가 있을게요.”
전화를 끊은 뒤, 명빈이 바로 물었다.
“무슨 일이죠?”
그러자 김하운이 설명했다.
“석유 씨가 출근하다가 교통사고 났다네요.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닌 것 같아요.”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명빈은 미간을 한 번 찌푸린 채 밖으로 걸어 나갔다.
하지만 몇 걸음 걷다가 여기가 김하운이 내려야 하는 층이라는 걸 뒤늦게 떠올렸다.
머쓱해진 명빈은 그대로 몸을 돌려 다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김하운은 조금 놀란 얼굴로 명빈을 바라봤지만 명빈은 아무 말 없이 버튼만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은 다시 닫혔고, 곧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장실로 돌아오자 비서 역시 예상치 못했다는 얼굴이었다.
명빈이 이렇게 일찍 출근한 것도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비서는 곧장 따라 들어와 컴퓨터를 켜고 커피를 준비했다.
그리고 결재 서류와 오늘 일정표, 회의 자료들까지 전부 들고 들어왔다.
명빈은 서류를 펼쳤지만 아무리 봐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디서 사고 난 거지? 상황은 많이 심각한가? 그 성격에 분명 상대랑 한바탕 했을 텐데.’
상대까지 성질 더러운 사람이면 싸움까지 갔을지도 몰랐다.
문득 뉴스에서 봤던 도로 위에서 말다툼하다 칼부림까지 난 사건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할수록 속이 점점 답답해졌다.
몇 초 뒤, 명빈은 결국 서류를 탁 내려놨고는 의자 위 재킷을 낚아채듯 집어 들고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명빈은 석유가 사는 곳도 알고 있었기에 평소 출근할 때 다니는 길 역시 익숙했다.
그대로 길을 따라가던 중, 한 교차로 근처에서 갓길에 세워진 석유 차를 발견했다.
석유는 차에 등을 기대고 서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사고 자체는 단순했다.
석유 차는 정상적으로 신호 대기 중이었고, 뒤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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