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30화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늘 싸웠다.
명빈은 석유를 말문 막히게 만드는 걸 좋아했고, 화났으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표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정작 석유가 진짜 화나면 또 달랐다.
어떻게든 달래서 기분 풀어주고 싶어졌다.
석유는 가족에게서 단 한 번도 따뜻함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명빈은 자꾸만 석유 인생에서 비어 있던 그 부분을 채워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감정이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는 것도 명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날 우연히 얽혀버린 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상대가 석유라는 걸 확인한 순간, 마음속 어딘가에서 아주 희미한 기쁨이 피어올랐다.
다만 석유가 눈치챌까 봐 끝까지 숨겼을 뿐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많은 일을 겪었다.
명빈은 석유 역시 자기에게 조금은 특별한 감정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 석유가 김하운의 앞에서 단호하게 자기는 자신 같은 타입 안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그 분노를 전혀 억누를 수 없었다.
심지어 당장이라도 석유에게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보여주면 뭐 하나?
석유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석유가 좋아하는 건 김하운 같이 다정하고 세심하고, 부드럽게 챙겨주는 사람이지 명빈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명빈을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명우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석유 씨는 겉은 강해도 속은 부드러운 타입이야. 계속 정면으로 부딪치기만 하면 결국 둘 다 상처만 남아.”
“오랫동안 봐왔으면 이제는 알잖아. 석유 씨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명빈은 드물게 진지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한참 생각하던 명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해볼게요.”
...
화장실에서 희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어요.
“명빈 씨랑 도대체 무슨 일 있었어요?”
화장실 안에는 은은한 백단향 향기가 퍼져 있었다.
석유는 세면대 앞에 서 있었는데, 거울 속 얼굴은 여전히 차갑고 담담했다.
석유는 천천히 손을 씻으며 그날 명빈과 기획안 문제로 틀어진 일을 희유에게 설명했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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