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6화
그러나 희유가 급히 말했다.
“아니에요. 명빈 씨가 장난친 거예요. 명우 씨는 출장 갔어요. 지금 강성에 없거든요.”
승일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제가 깜빡했네요. 명빈 형이 원래 농담 좋아하시잖아요.”
네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하얀 니트를 입은 여자 하나가 다가왔다.
여자는 명빈을 바라보며 시원스럽게 웃었다.
“혹시 명빈 오빠 맞아요?”
명빈은 시선을 돌려 여자를 바라보더니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
“우리 아는 사이였나요?”
여자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어릴 때 아빠 따라 댁에 간 적 있어요. 그때 오빠가 포도 따서 줬거든요.”
“몇 년 동안 외지에서 학교 다니느라 자주 못 왔는데 그래도 바로 알아봤어요.”
주변 사람들은 아무 말없이 둘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곧 명빈은 눈이 가늘어지며 웃었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 그건 명길 형일걸요?”
“네?”
여자는 순간 멈칫하더니 민망한 얼굴로 웃었다.
“그 집안에 오빠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제가 착각했나 봐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래도 연락처 하나 주세요. 나중에 아빠랑 같이 윤정겸 삼촌 뵈러 갈게요.”
명빈은 친절하게 한쪽을 가리켰다.
“우리 아버지 저기 계시는데요?”
여자는 휴대폰을 든 채 그대로 굳어버렸지만 금세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다.
“아까 이미 인사드렸어요. 삼촌도 절 기억하시던데요?”
명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우리 아버지 기억력 참 좋으시죠.”
순간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명빈 특유의 능청스러운 블랙 유머 때문이었다.
여자 역시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은 명빈 오빠 연락처 받고 싶었어요.”
명빈은 여전히 밝게 웃고 있었다.
비웃거나 놀리는 기색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말투엔 진심 어린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죄송한데 여자친구가 있어서요. 연락처는 좀 곤란하네요.”
석유의 표정이 순간 미세하게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숙여 조용히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이에 여자는 이해했다는 듯 웃었다.
“괜찮아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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