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6화
강화주의 아침은 물까지 얼어붙을 만큼 추웠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공기 자체가 칼날처럼 얼굴을 베고 지나갔다.
희유는 아직 이런 추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숙소를 나설 때 가장 두꺼운 옷들을 전부 껴입었고, 두툼한 목도리로 얼굴까지 칭칭 감쌌다.
그 모습을 본 백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희유 씨, 완전 곰이 마을 내려온 것 같은데요?”
희유는 당장이라도 백하를 걷어차고 싶었지만 패딩이 너무 길어 다리가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았다.
결국 희유는 이를 악물고 백하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런데 주차된 차까지도 채 도착하기 전에 백하는 더 이상 웃지 못했다.
입술이 추위에 다 터져버린 탓에 웃기만 해도 따갑게 아팠다.
백하는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희유 뒤를 쫓아갔다.
“희유 씨.”
백하는 추위에 떨며 말했다.
“목도리 좀 빌려주면 안 돼요?”
희유는 싸늘한 비웃음으로 대답하자 진백호는 뒤돌아보며 웃었다.
“백하 씨 같은 허세 센 애들 잡는 데 여기 바람만 한 특효약이 없어요.”
백하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곧바로 차 쪽으로 뛰어갔다.
차는 마을을 벗어나 길게 뻗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달렸다.
창밖 풍경은 점점 황야와 산맥으로 바뀌었다.
햇빛이 쏟아지자 황량하면서도 웅장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은 단숨에 사람들 시선을 사로잡아, 심지어 추위조차 잠시 잊게 할 정도였다.
차 안은 어느새 조용해졌고, 희유는 멍하니 도로 양옆 끝없이 이어진 황야를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3년 전 명우와 함께 갔던 무인지대 여행이 떠올랐다.
계산해 보면 벌써 거의 4년 가까운 시간이었고 이런 풍경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몇 년 뒤 이곳에 와 일하게 된 상태로 말이다.
희유 마음속에는 문득 수많은 풍파를 지나 여기까지 흘러왔다는 묘한 감회가 스며들었다.
이제 과거의 일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한 시간 뒤, 차는 본격적으로 유적 지역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초소가 하나둘 늘어났고, 가끔 말을 타고 순찰하는 사복 특수경찰들도 눈에 띄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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