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72화
방에서 나오자 다른 스님 한 분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님은 두 손을 모아 합장한 뒤 불호를 외우고는 맑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분은 저를 따라 뒤뜰로 오시죠.”
...
두 사람은 스님의 안내를 따라 뒤뜰로 향했다.
방은 소박하고 단출했지만 누군가 미리 화로에 불을 피워 두었고, 공양과 따뜻한 차도 준비해 두었다.
안내해 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희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조금 아쉬운 듯 말했다.
“전 운해스님께서 그 아이의 정체를 알려주실 줄 알았어요.”
명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 온 목적은 그 아이의 유골을 제대로 안치하는 거였어. 이제 그 목적은 이뤘잖아.”
희유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눈이 반달처럼 휘며 웃었다.
“맞아요.”
“당신 말이 맞네요.”
그러다 문득 침상을 바라보던 희유가 뒤늦게 무언가를 깨달았다.
“잠깐. 오늘 밤 우리 한 침대에서 자는 거예요?”
명우는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여긴 절인데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누가 무슨 생각을 했다고 그래요?”
희유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가 잠시 후 명우가 일부러 놀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희유는 그런 명우를 한 번 흘겨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 끝에 앉았다.
“전 발 씻을 거예요.”
명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알았어. 바로 준비할게.”
명우는 나무 대야를 가져와, 화로 위에서 데운 물을 부은 뒤 침상 앞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반쯤 쪼그려 앉아 희유의 신발을 벗기려 했다.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온 희유는 원래 편하게 누워 있던 상태였는데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급히 명우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농담이었어요.”
명우는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균형 잡힌 근육이 드러난 팔뚝이 보였고 명우는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
“농담 안 해도 돼. 자기 여자친구 발 씻겨주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게다가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잖아. 가만히 있어.”
고풍스러운 선방, 은은한 조명 아래 명우의 잘생긴 얼굴에는 평소의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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