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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5화

잠시 후 도우미가 고양이를 안고 들어왔다. 페르시안 고양이로 오드아이를 가진 아주 예쁜 고양이였다. 주아는 고양이와 먼저 친해져야 그림을 그리기 편하니 앞으로 다가가 츄르를 꺼내 고양이를 살살 달래기 시작했다. 표치훈은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 선생님, 강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시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여기서 기다리시면 지루하시잖아요. 다른 방에서 쉬실 수 있게 사람을 붙여 드릴게요.” 주아는 곧바로 석유를 돌아보자, 석유는 소파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차갑고 담담한 눈빛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여기 있는 게 편해요. 강 선생님께 방해되지도 않을 거예요.” 표치훈은 도우미에게 눈짓을 보내자 도우미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저택에는 스파룸도 있고 게임룸도 있고, 영화관도 있어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표치훈도 거들었다. “다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니까 편하게 시간 보내셔도 돼요.” 석유는 여전히 담담하고 거리를 둔 말투였다. “그런 건 관심 없어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아무리 권해도 석유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표치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밖에서 기다릴게요. 필요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 주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표정에는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표치훈은 결국 방을 나갔다. 남자가 나가고, 다른 도우미도 고양이 밑에 깔 담요를 정리하러 간 사이 주아가 석유를 향해 감사한 미소를 지었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와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석유도 옅게 미소 지었다. “그림에만 집중해요.” “그래요.” 주아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우정은 이렇게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 속에서 조금씩 깊어지고 있었다. 도우미는 고양이를 담요 위에 올려놓고 자세를 잡아 준 뒤 주아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석유는 뒤쪽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업무 자료를 보면서 주아를 기다렸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석유가 고개를 들자 도화지 위에는 이미 고양이의 얼굴이 드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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