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70화
석유는 빠른 걸음으로 명빈을 향해 다가갔다.
명빈의 손은 이 추운 밤을 녹이고도 남을 만큼 분명 따뜻할 것이다.
...
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오씨 저택에서는 좋은 날을 골라 오승일의 결혼식을 준비했다.
결혼식 전날, 오씨 저택에서는 손님들을 초대해 결혼식을 열었다.
명빈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자 예상대로 또 술에 취한 윤정겸을 발견했다.
명빈은 윤정겸을 부축해 소파에 앉힌 뒤 직접 주방으로 가 꿀물을 끓였다.
명빈이 차를 들고 오자 윤정겸은 등받이에 반쯤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웃었다.
“제법인데, 이 녀석아. 이제 꿀물도 끓일 줄 알고. 석유가 제대로 가르쳤구나.”
명빈은 옆에 앉아 차갑게 웃었다.
“계속 이렇게 술 마시면 다음에는 꿀물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기분이 좋아서 몇 잔 더 마신 거야. 이 정도는 이해해 줘야지.”
윤정겸이 대수롭지 않게 웃자 명빈은 입을 삐죽였다.
“정말 기분이 좋으신 거예요? 아니면 속상하신 거예요? 지금 둘뿐이니까 그만 연기하세요.”
그 말에 윤정겸이 콧방귀를 뀌었다.
“승일이가 결혼하는데 내가 왜 속상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형과 형수님이 제때 못 돌아와서 속상하신 거잖아요. 아버지 속마음을 제가 모를 줄 알아요?”
명빈은 숙취에 도움이 되라고 귤을 하나 까서 윤정겸에게 건넸다.
“형수님이 전화로 곧 돌아온다고 했잖아요. 뭐가 그렇게 급하세요?”
그러자 윤정겸은 고개를 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 명우랑 희유가 돌아오면 승일이와 함께 결혼식을 올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두 집이 같이 결혼식을 치르면 얼마나 떠들썩하고 좋겠냐?”
윤정겸의 말에 명빈은 고개를 돌렸다.
창밖 너머로는 지금도 오씨 저택을 드나드는 손님들로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윤정겸은 자기 집도 저런 모습이 되는 장면을 상상했는지도 몰랐다.
그 순간, 명빈은 다시 한번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웃으며 말했다.
“기다릴 일이 있다는 게 더 좋은 거 아니에요? 제가 장담하건대, 한 달 안에 형이랑 형수님 분명 돌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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