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03화
사안이 워낙 중대한 만큼 증거도 모두 석유가 회사 기밀을 유출한 쪽을 가리키는 듯했다.
하지만 김하운은 아무 조건 없이 석유를 믿었기에 침착하게 모두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다들 부사장님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오셨잖아요. 부사장님이 어떤 분인지 누구보다 잘 아실 거예요.”
“부사장님은 절대로 회사를 배신할 분이 아니에요. 게다가 이번 일은 여러 부분에서 너무 이상해요.”
그때 누군가 의문을 제기했다.
“RT그룹은 원가를 최적화해서 제안서를 제출했고, 입찰가는 우리보다 딱 2억만 낮았어요. 기술 수치도 완전히 똑같았고요.”
“그 자료는 마지막에 부사장님만 알고 있었는데, 본부장님은 이걸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수백억 원이 오가는 대형 프로젝트였고, 입찰 금액 역시 원 단위까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산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경쟁사가 제시한 금액은 하필이면 정확히 2억 원이 낮았다. 이걸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아무래도 쉽게 믿기 어려웠다.
김하운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서 이번 일이 이상하다는 거예요. RT그룹의 입찰가는 우리와 거의 같고 기술 데이터도 완전히 똑같아요.”
“이건 대놓고 우리한테 입찰 제안서가 유출됐다고 알려 주는 거나 다름없어요.”
“그렇게 해서 RT그룹이 얻는 게 뭘까요? 자기들 신뢰와 평판에도 도움이 안 되잖아요.”
이건 상대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신들도 큰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었다.
RT그룹은 굳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
김하운은 말을 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한 이유는 하나뿐이죠. 우리 회사가 부사장님을 의심하게 만들려는 거죠. 그게 저 사람들의 진짜 목적이에요.”
모두 잠시 곰곰이 생각했다.
김하운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지만 기술팀 책임자가 입을 열었다.
“이번 입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밤낮없이 일했어요. 실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고요.”
“우리가 부사장님을 믿는다는 것과 RT그룹의 의도를 추측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요.”
“본부장님께서 부사장님이 결백하다고 믿으신다면 더더욱 사장님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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