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4화
석유는 모든 것을 차갑고도 확실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곧 석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저녁 안 먹었지? 우리 먼저 밥 먹자.”
희유는 가슴 한가운데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답답했다.
배도 고프지 않았고 밥을 먹을 기분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석유를 더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희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뒤 석유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반찬 네 가지와 국이 차려져 있자 희유는 석유의 맞은편에 앉아 조용히 밥을 먹었다.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석유의 일뿐이었다.
‘어딘가 분명 허점이 있을 텐데...’
희유는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보며 그 틈을 찾으려 했다.
이상하다는 느낌은 계속 들었지만 눈앞에는 짙은 안개가 드리운 것처럼 모든 것이 흐릿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정적인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희유가 계속 신경 쓰고 있다는 낌새를 눈치챈 석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일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석유는 부드럽지만 단단한 눈빛으로 희유를 바라봤다.
“결혼식 준비나 잘해. 지금은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이잖아.”
희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희유가 석유의 집을 나섰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고, 문득 명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명빈이라면 자신이 놓치고 있는 단서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희유는 곧바로 명빈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수님.]
명빈은 늘 그렇듯 장난기 어린 웃음이 섞인 목소리였다.
다만 술을 꽤 마신 듯 코맹맹이 소리가 조금 섞여 있었다.
이에 희유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지금 어디예요?”
희유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진지하다는 걸 느낀 명빈도 장난기 없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바에 있어요. 친구 좀 만나러 나왔거든요.]
명빈이 바 이름을 알려주자 희유는 가겠다는 짧은 한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거기로 갈게요.”
명빈은 원래 친구를 만나러 나온 참이었고, 이야기도 거의 끝난 상태였다.
희유의 전화를 받은 명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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