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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9화

김하운은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말했다. “제가 직접 이 어르신을 찾아뵙기로 하지 않았나요?” 그 말에 김군호는 웃으며 말했다. “원래는 우리가 그 집으로 가기로 했었지. 이번 주말에 찾아뵙기로 약속도 해 뒀어.” “그런데 오늘 눈이 와서 아침에 전화해서 날짜를 미루자고 했더니, 성격이 급한 양반이라 오히려 너를 보러 직접 오겠다고 하더구나.” “먼저 온다는데 내가 거절할 수는 없지 않겠니?” 김하운의 단정하고 온화한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리고 이내 남자는 옅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집에서 기다릴게요.” 김군호는 손자를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만족스럽게 말했다. “옷도 갈아입을 필요 없어. 지금 그대로가 딱 좋구나.” 김하운은 다시 고개를 끄덕인 뒤 시간을 확인했다. “곧 도착한대요?” “거의 다 왔을 거야.” 김군호가 대답했다. 김하운은 창밖으로 점점 굵어지는 눈발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제가 나가서 모시고 올게요.” “그래.” 김군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손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의아했다. ‘분명 전에는 하린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적극적으로 변한 걸까?’ 게다가 꽤 신경 쓰는 눈치였다. 이유야 무엇이든, 김하운이 마음을 열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이씨 집안의 차량이 김씨 집안 별장 정문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운전기사는 속도를 줄였고 하린은 멍하니 창밖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은 이미 먼 곳으로 흘러가 있었다. ‘한동안 서점에 오지 않았어. 오늘은 눈까지 내리고 있으니 더더욱 오지 않겠지.’ ‘하지만 혹시 오늘 왔다가 서로 엇갈리면 어떡하지?’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괜히 할아버지를 따라 김씨 집안에 오겠다고 한 것이 후회됐다. 차가 검은 철문 앞에 멈춰 서자 이순철이 웃으며 말했다. “도착했다. 내리자.” 하린은 복잡한 생각을 접고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눈길이라 바닥이 미끄러웠다. 그래서 하린은 운전기사에게 우산을 받아 한 손으로는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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