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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8화

만약 그때 아들이 항불안제 약을 먹고 있다는 걸 알아챘더라면, 이미 늪에 깊이 빠져 있다는 걸 눈치챘더라면, 일찍 구했더라면 나중에 아들이 죽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후회와 자책이 커다란 망치처럼 송이란의 가슴을 내리쳤다. 당장이라도 벽에 머리를 부딪쳐 죽고 싶었고 저승에 가서 아들에게 속죄하고 싶었다. 송이란은 맥없이 경준을 놓아준 채, 소파에 엎어져 목 놓아 통곡했다. 경준의 부모님은 서둘러 아들을 감싸며 곧 미쳐버릴 것 같은 여자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줄곧 소파에 앉아 있던 신강군이 화가 가득한 얼굴로 경준에게 말했다. “이리 와봐라. 물어볼 게 있어.” 그러자 경준이 풀 죽은 채 걸어갔다. “할아버지.” 신강군이 차갑게 그를 노려봤다. “너도 도박을 했다고? 얼마나 오래 했어? 얼마나 빚졌어?” 경준이 무릎을 꿇으며 신강군의 앞에 엎드렸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고개 들어라!” 신강군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경준이 고개를 드는 순간, 손바닥이 남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짝하는 큰 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움찔했다. 유단과 유청은 그 자리에 함께 있었고 유단은 동생인 유청의 차가운 손을 꽉 붙잡았으며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신씨 집안으로 시집을 가는 게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경준이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유청이는 앞으로 어쩌면 좋을까?’ 우영은 줄곧 송이란 곁에서 울고 있다가, 이때 증오에 찬 눈빛으로 경준을 노려보며 말했다. “어쨌든 우리 남동생을 죽게 만든 건 작은 형부 때문이잖아요!” 신강군이 침통하게 입을 열었다. “민씨 집안 도련님이 그렇게 된 데에는 경준이 책임을 피할 수 없어요. 애들이 진 도박 빚은 우리 두 집안이 함께 갚죠.” “게다가 저희 신씨 집안은 이제 민씨 집안과 사돈을 맺을 낯이 없으니, 경준이와 유청의 결혼도 취소하는 게 맞겠네요.” 유청이 걸어가 경준의 앞을 막아서더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경준이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다시 한번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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