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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이런 여자가 어떻게 임구택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겠는가? 구은서는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꿍꿍이를 세웠다. 하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맞아, 소희 씨도 자기 친구가 있어야 해. 언제까지 네 울타리 속에서 매일 네 주위를 맴돌 수는 없어.” 구은서는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임구택도 그녀의 말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너, 소희 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거 맞아?” 구은서가 물었다. 그러자 임구택은 언짢은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뜻이야?” 그의 차가운 눈빛에 구은서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서두른 것 같아 다급히 웃으며 말을 돌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예전에 내가 소희 씨에게 약간의 오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난 여전히 소희 씨가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반드시 너희들을 축복할 거야.” 임구택은 수상한 눈빛으로 구은서를 바라보았다. 그는 오늘따라 구은서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어디가 이상하다고는 딱히 말할 수 없었다. 때마침 임구택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구은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임구택은 전화를 받으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은서는 훤칠한 임구택의 뒷모습을 보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휴대폰을 꽉 쥐고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 •••••• 한편, 소희는 진석과 함께 담씨 노인에게로 향했다. 두 사람은 담씨 노인을 모시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네 남자친구는? 명절인데 왜 너랑 같이 안 보내는 거야?” 담씨 노인이 웃으며 소희에게 물었다. “제가 제 남자친구랑 같이 명절을 보내면 어떻게 지금 이렇게 사부님이랑 같이 앉아 밥 먹을 수 있겠어요?” 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담씨 노인은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속으로 기뻐했다. “이제 기회가 되면 데리고 와.” “네.” 소희는 진석을 힐끗 쳐다보았다. “제가 아니라 선배 혼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요? 올해 생일이 지나면 선배는 곧 서른 살이 된다고요.” 그러자 진석은 못마땅한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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