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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질렸다는 말 한 마디는 소희가 하려던 말을 모두 막아버렸고, 그녀는 믿을 수 없단 듯이 남자를 바라보며 천천히 일어나서 뒤로 물러나 점점 눈시울이 붉어진 채 눈빛은 아픔으로 가득찼다. 사실 그녀는 이미 눈치챘잖아? 그가 처음으로 그녀를 안고 잠들지 않았고, 그가 처음으로 접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 때부터, 그녀는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저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다! 한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빨리 변할 줄이야! 그래서, 그는 출장을 가지 않았고, 단지 이미 그녀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을 뿐, 또 어떻게 입을 열어 헤어지자고 말해야 할지 몰라 그녀를 피하고 차갑게 내버려둔 것이었다! 구택은 소녀의 눈에 비친 슬픔을 보며 마음이 거의 약해질 뻔했지만, 동시에 그는 또 그녀가 정말 슬픈지, 아니면 연기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래서, 그들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서로에 대한 의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감정은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더 가면 너 죽고 나 죽는 만장의 심연이었다! 그는 일어서서 담담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네가 서인을 선택한 이상, 나를 잃을 수밖에 없어요!" 그녀는 마음속에 너무 많은 사람을 품고 있었으니, 만약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없다면, 그는 차라리 그녀를 원하고 싶지 않았다! 소희는 두 눈이 새빨개졌지만 볼은 무척 차가웠다. 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런 핑계 댈 필요 없어요. 싫으면 헤어지는 거죠. 함께 할 때부터 끝까지 가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니까요!" 어떤 감정이든 뚝 끊길 수 있었다. 아무도 잘못이 없었고, 단지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그녀는 눈을 드리우며 말투는 얼음과도 같았다. "우리의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요. 질릴 때 솔직하게 말해줘서." 구택은 마음이 아프더니 더는 머물고 싶지 않아 걸음을 들어 밖으로 나갔다. "가능한 한 빨리 이사 갈게요." 소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구택은 발걸음을 멈칫하더니 냉소를 지었다. ‘진석이 어정에 있는 집으로 이사가려고?’ 그녀에게 그렇게 많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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