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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그러자 유정이 바로 그를 노려보았다. "빨리 말해요. 맹세하라고요! 나까지 해치지 말고." "......" 그도 타고난 바람둥이라 유정이 그와 생사까지 같이할 수 있을 거라고는 바라지 않았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그를 버리는 건 또한 그를 많이 놀라게 했다. 전에 두 사람이 그나마 사이좋게 지내 유정이도 그를 어느 정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허." 조백림이 냉소하며 조수정을 향해 말했다. "그래, 난 이 여인을 좋아하지 않아. 당장 이 여인과 헤어지고 너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 됐지? 어서 그 유황탄을 내려놔!" "진심이야?" 조수정의 눈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번쩍였다. "진심이에요!" 유정은 즉시 말을 이어갔다. "백림 씨가 나와 함께 있을 때 자주 수정 씨에 대해 말했었거든요. 그가 평생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이 바로 수정 씨라고, 나와 함께 있는 건 가문의 강요 때문이라고!" 조백림이 듣더니 경악한 표정으로 유정을 보았다. 조수정의 일그러진 얼굴에 드디어 웃음꽃이 피었지만 그 웃음에는 선혈이 섞여 있어 더욱 섬뜩했다. 그녀는 멍하니 조백림을 바라보며 헤벌쭉 웃었다. "난 당신이 나를 사랑할 줄 알았어!" "그래, 사랑해!" 조백림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러니까 이제 손에 들고 있는 폭탄을 내려놓자, 응?" 하지만 조수정은 갑자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돼, 내가 내려놓으면 당신은 또 다른 사람에게 강요당할 거야, 저 천한 여인과 결혼하라고. 그러니까 저 여인을 죽여. 지금 바로 저 여인을 죽이면 믿어줄게." 유정이 눈을 크게 뜨고 무고하다는 듯 말했다. "이 일은 정말 나와 상관이 없다니까요! 수정 씨, 흥분하지 마시고요, 네?" 조백림은 냉소하며 유정을 쳐다보았다. 마치 자업자득을 체험하고 있는 그녀를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 "가! 죽여!" 조수정이 손에 든 칼을 조백림의 발밑으로 던졌다. 하지만 조백림은 발밑의 칼을 한 번 내려다보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장명원은 다시 한번 참지 못하고 막말을 퍼부었다. "사이코패스! 미친년!" 장시원은 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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