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7화
이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렸다.
"여민 씨, 그만 해요."
"뭘 그만 해요!"
여민이 고개를 돌려 왕연을 노려보았다.
"내가 평소에 너한테 못 해준 게 있어? 왜 나를 모함하는 건데?"
왕연은 고개를 숙인 채 울고만 있었다.
"나도 잠시 머리가 잘못돼서 너의 말을 믿은 거지."
여민은 달려들어 왕연을 때리려 했지만 옆에 있던 사람들이 여민을 말렸다.
여민은 왕연를 가리키며 노발대발하여 말했다.
"너 딱 기다려, 나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여민 씨!"
이현이 여민의 손을 잡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만하라고요. 류 조감독님도 여민 씨를 어떻게 하겠다고 아직 말하지 않았잖아요.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웠다간 정말로 좋게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구택 씨, 왕연 씨만 해고하고 이 일은 여기서 끝내요. 틀림없이 왕연 씨가 여민 씨를 종용해서 여민 씨가 이런 어리석은 일을 했을 거예요."
여민은 할 말이 많은 듯했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삼켰다.
임구택이 차가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입을 열었다.
"난 단지 의견을 제출해 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주고 싶었을 뿐이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제작팀의 일이고, 난 끼어들지 않을 거야. 그러나......"
임구택이 말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풀숲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많은 다이아몬드가 너무 아깝네. 방금 누가 소희에게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주우라고 했죠?"
류 조감독이 즉각 대답했다.
"여민 씨가요."
"그럼 말한 사람이 주워요, 낭비하지 말고."
류 조감독이 듣더니 바로 여민에게 말했다.
"여민 씨와 왕연 씨!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다 주워!"
왕연은 고분고분 쪼그리고 앉아 다이아몬드를 줍기 시작했다. 여민은 비록 달갑지 않았지만 또 임구택이 정말 화를 내게 되면 고명계조차도 그녀를 보호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이아몬드를 주을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임구택이 조감독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었다.
"이번 일은 류 조감독님의 불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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