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4장

멀리서 소리가 들려왔고 서정희가 누군가를 쫓고 있는 것 같았다. 염정훈은 난간을 잡고 계단에서 내려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쫓아갔다. 도중에 여러번 넘어졌지만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재빨리 일어나서 계속 쫓아갔다. 그 소리는 일부러 그를 유인하는 것처럼 묘하게 거리를 유지했다. 염정훈은 서정희가 걱정되서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정희야, 어디 있는거야? 무슨 일이야?” 이에 서정희가 벌떡 꿈에서 깨어났다. 염정훈이 자기를 부르는 것 같은데 꿈인가? 그녀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다시 잘려고 했지만 직접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서정희는 소희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위층에서 내려왔는데 염정훈의 방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늦은 시간에 왜 문을 열었지? 재빨리 달려가 희미한 초불에 비춘 방을 확인했더니 침대에는 이불 만 있고 염정훈은 보이지 않았다. “염정훈씨.” 염정훈의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불안감에 미칠 것 같았다. 염정훈이 눈이 먼 상태에 돌아다니는 일은 없을거고 게다가 분명히 주위에 독물이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디 간거야? 아래층에 내려가 찾아봐도 염정훈은 보이지 않았다. 마을에 전화조차 없는데 CCTV는 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뒷마당에서 소리가 들렸고 알보보니 명훈이었다. “염정훈씨 곁을 지키지 않고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서정희는 자신의 목소리가 떨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명훈한테 화를 냈다. “제숙 할머님이 농활을 시키셨어요. 늦었는데 대표님은 쉬고 있을 거에요.” 서정희는 미칠 것만 같았다. 명훈은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이다. 전에 차안심과 잘됐으면 해서 밀어줬는데 둘이 맨날 붙어있었는데도 결국 차안심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서정희는 너무 화가 나서 발을 구르며 말했다. “이러니 정가를 못 가지!”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당신 대표님이 사라졌어요.” 명훈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말도 안 돼요. 눈이 보이지 않은데 어딜 가겠어요?” “제가 어떻게 알아요? 빨리 찾아봐요!” 서정희는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