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3장
서정희의 손놀림은 멈추지 않았고 깔끔하게 침을 놓았다.
그저 염정훈이 그렇게 매력 있나 싶어 놀라울 뿐이었다. 해바라기 사랑을 해온 한송이에 모든 것을 제치고 염정훈과 결혼하려는 백지연까지.
백 어르신이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 우리 집안은 염정훈이 필요해. 그러니까 지연아, 더는 염정훈 신경 긁지 마. 예전 같지 않아.”
백지연의 눈가에 아쉬움이 비쳤다. 얼굴에는 달갑지 않은 표정이 역력했다.
하긴 염정훈과 결혼할 뻔했던 사람인데 이렇게 큰 차이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침을 다 놓은 서정희는 옆에 앉아 책을 들었다. 사용인이 디저트와 간식을 내왔다. 안색이 어두워진 백현이 백지연의 곁에 묵묵히 서있었다. 아무래도 방금 백지연의 말에 화가 난 듯했다.
그렇게 많은 일을 겪고도 백지연은 철이 들지 않았다. 애초에 제멋대로만 굴다가 부모님을 잃고도 정신을 차리기는 커녕 집안을 일으켜줄 유일한 사람의 비위를 맞춰주지도 못하고 화만 나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백지연은 여전히 멍청했다.
침을 다 놓은 서정희는 전처럼 한시도 더 머무르지 않고 그 집을 떠났다.
백 어르신이 차를 미리 대기시켜 두었다.
차가 떠나는 순간 서정희는 백현이 급히 차에 오르는 것을 보았다. 두 대의 차가 거의 동시에 출발했다.
갈림길에 이르러 유턴한 서정희의 차와는 달리 백현의 차는 다른 길로 들어섰다.
조금도 이상할 것 없는 일이었지만 고개를 돌리는 순간 백현의 차 뒤로 검은색의 벤틀리 뮬산이 따라붙는 것을 보았다.
차번호를 보니 송희재의 차였다.
우연일까?
이상한 기분이 든 서정희는 급히 차를 세웠다. “다른 데 들릴 데가 있어서 그런데 여기서 세워주세요.”
“네.”
차가 멀리 떨어진 것을 본 서정희는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건넜다. 마침 그 두 차는 그 다음 길목에 멈추어 서있었다.
백현이 먼저 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더니 십분 뒤에 송희재가 들어갔다.
역시나. 세상에 우연이 그리도 많을까.
하지만 그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서정희는 들어갈 수 없었다.
백 어르신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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