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4장

사람들은 부남진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한시안은 당혹스러웠다. 부남진과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그가 사람들 앞에서 이토록 추태를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이 여자 대체 뭐지? 한시안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서정희를 바라보는 부남진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염정훈도 물론 감지했다. 그는 얼른 서정희를 품에 안았다. 두 사람 모두 젖은 상태였다. 이때 염정훈의 눈빛은 완전히 얼음이 돼버렸다. “스승님, 사모님. 보시다시피 이 사람 제 아내였던 사람이에요.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요. 그저 조용히 살고 싶어서 가면을 쓰고 다닐 뿐이고, 당시도 제가 손이야 발이야 빌어서야 스승님을 위해 수술해주겠다고 승낙했어요. 그런데 결국은 이런 결과를 가져올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부터 따님이 이 사람에게 모욕을 주고 괴롭혔어도 스승님의 건강에 관한 일이라서 모두 참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다시 한 번 이 사람을 모욕한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스승님 건강도 이제는 많이 나아진 것 같으니 다른 선생님을 구하세요.” 서정희는 약간 젖었지만 염정훈은 온 몸이 흠뻑 젖었다. 그는 얼굴을 굳힌 채 서정희를 끌고 떠나갔다. 그 누구도 오늘 일이 이렇게 될 줄 상상 못했다. 이때 부장성이 나섰다. “날이 너무 추운데, 우선 옷이라도 갈아입고 가. 아니면 감기 걸려. 다른 건 나중에 말하고.” 염정훈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가볼게요.” 그는 사람들의 시선과 의논을 무시하고 서정희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찬바람이 불어왔다. 서정희는 약간 젖었음에도 추웠는데, 염정훈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안 추워.” “괜찮아. 차에 옷 있어.” 진상정은 미리 난방을 켜고 옷을 준비하고 있었다. 서정희는 외투가 살짝 젖어서 외투를 벗고, 머리에 묻은 물을 닦았다. 염정훈은 옷을 갈아입었다. “집으로 가.” 염정훈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