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8장

서정희는 신동우의 신분을 알면서도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녀 스스로는 국면을 바꿀 수가 없었다. 오늘 당장 신동우를 죽이더라도 C국의 공격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A국은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맞서야 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전쟁을 막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떻게 저 인간은 저런 말을 저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분노를 거두고 물었다. “당신 대체 누구야?” “당신은 그냥 날 치료하기만 하면 돼. 다른 건 관여하지 마.” 서정희의 표정dl 어두워졌다. 그녀는 더 이상 전쟁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담담하게 말했다. “화장실 좀 쓸게요. 침대에 올라가서 엎드리고 있어요. 조금 있다가 맥을 좀 짚어볼게요. 지금 그쪽은 단순한 두통이 아니에요.” 신동우는 턱을 올렸다. 서정희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바로 문을 잠갔다.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걸 보면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의심이 어느 정도 가셔졌다. 신동우가 방금 전에 목욕했기에 반지를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손에 반지를 끼고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화장실에 뒀을 가능성이 있었다. 서정희는 조심스레 신동우가 벗은 옷을 뒤적였다. 반지가 왜 없지? 그럼 이번에 아예 반지를 가지고 오지 않은 건가? 서정희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손을 씻고 나갔다. 신동우는 그녀의 말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지를 쫙 펴고 누워있었다. 목욕가운도 절반쯤 벗겨져 허벅지까지 보였다. 서정희는 얼른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신동우의 맥을 짚었다. 만약 신동우가 이번에 반지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C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의 신뢰를 얻어야만 반지를 찾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녀는 맥을 열심히 짚었다. “선생님, 우리 형님 어떤 상황입니까?” 서정희가 피식하더니 답했다. “두통뿐만 심맥어조 증상도 있어요. 얼핏 짚어도 질병 집합체네요.” 신동우가 서정희를 의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