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1장

“계속 볼 거예요?” 서정희는 베개를 들어 세게 때렸다. 신동우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며 사과했다. “미안. 잠결에 품에 네가 있다는 걸 잊었어.” “꺼져요.” 신동우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갛던 볼이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온 신동우는 침대를 짚더니 서정희를 끝까지 놀렸다. “어젯밤에 아주 잘 잤어.” “꺼져!” 화가 머리끝까지 난 서정희는 칼로 그의 손가락을 잘라서라도 반지를 가져가고 싶었다. 오전 내내 신동우는 정신이 딴데 팔려 있었다. 이따금 손을 내려다 보았다. “형님, 손에 꽃이라도 있어요? 백 번도 넘어 보고 계세요.” 배현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신동우는 머릿속의 헛생각을 지워냈다. “별 거 아냐. 가서 여자 좀 구해와.” “여자요? 형님, 드디어 생각을 바꾸셨네요. 자고로 남자는 사업이 아무리 중해도 결혼을 먼저 해야 하는 법이죠. 이제 나이도 있는데 얼른 결혼해서 아이 낳아야죠.” “누가 결혼 한대? 잠깐 해결할 수 있는 여자 데려오라고.” “네?” 배현은 어리둥절했다. 여자를 돌 보듯 하던 보스가 이제는 먼저 찾다니 이상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분부를 순순히 따랐다. 밤이 되자 예쁘게 단장한 여자들이 신동우의 침실로 들어갔다. 청순한 스타일, 섹시한 스타일, 귀여운 스타일. 서로 다른 스타일의 여자들이 침실에서 신동우가 들어오기를 수줍게 기다리고 있었다. 배현이 찾아온 여자들은 외모로나 몸매로나 나무랄 데 없었다. 신동우는 아무나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 와서 옷 좀 벗겨.” 지목을 당한 하얀 스커트를 입은 청초한 얼굴의 여자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옆에 있는 다른 여자들은 질투가 나 눈에서 불이 날 것만 같았다. “네.” 소파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있는 모습은 건방지기 짝이 없었지만 외모만큼은 준수했다. 여자가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 단추에 손을 대는 순간 신동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냄새야?” “치자꽃 향이요.” “역겨워. 꺼져.” 신동우는 곧바로 가슴 크고 허리가 얇은 여자를 찍었다. “너. 이리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