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6장

아마 어젯밤 그녀가 너무 격한 반응을 보여서 그런지, 오늘 하루 내내 신동우는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서정희는 침법을 모든 의사들에게 배워줬다. 날이 어두워지자, 신동우는 서정희가 와서 침을 놓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사과할지 고안하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뒷짐을 지고 서더니, 어투가 갑자기 사나워졌다. “어젯밤 일은 미안해. 그런데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당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저 단순히 유부녀를 좋아할 뿐이야.” 서정희의 걱정을 덜려고 그는 스스로 비방할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유부녀를 좋아한다는 건 그저 핑계일 뿐이었다. 서정희의 답변을 듣지 못하자, 신동우는 귀까지 빨개지더니 계속해서 사나운 어투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괜한 걱정 하지 말라고. 다시는 그런 일 없을 테니까. 그리고 약속했던 것도 지킬 거야.” “왜 아무 말도 없어? 사과까지 했는데, 뭘 더......” 그는 분노하면서 뒤돌아섰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는 웃음을 참다 못해 입술까지 떠는 원장이 서 있었다. 이건 무슨 쪽팔리는 시추에이션? “왜 원장이야?” 그러자 얼굴에 주름이 주글주글 잡힌 원장이 천천히 걸어오면서 말했다. “원수님, 저는 귀먹어서 아무것도 안 들렸어요. 방금 전에 뭘 좋아한다고 했는지 못 들었어요.” 신동우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원장은 왜 왔어?” 원장은 손에 들었던 침구를 내려놓으면서 설명했다. “침을 놓으려고 왔죠. 걱정 말아요. 서 선생이 이미 침법을 배워줬으니까.” 신동우는 버럭 화를 냈다. 서정희가 이렇게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누가 원장더러 놓으래? 얼른 꺼져.” 오랫동안 원장은 신동우를 보살펴왔다. 그래서 신동우를 손자처럼 생각했기에 그가 아무리 화내더라도 마음에 둔 적 없었다. “알았어요. 어차피 서 선생이 모든 의사를 대상으로 가르쳤으니까, 부르고 싶은 사람 마음껏 불러요.” 신동우: “......” 그는 더 이상 댈 핑계가 없었다. 그래서 팔짱을 끼고 앉아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