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3장

한송이는 서정희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자 눈이 돌아갔다. 염정훈을 빼앗아간 것도 원망스러운데 어렵게 만난 송희재마저 서정희가 가로채려 했다. 한송이는 자신의 신분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서정희를 향해 손을 날렸다. 하지만 서정희는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서정희가 손을 들어 한송이의 손목을 붙잡았다. “말 똑바로 해요. 내가 송희재를 꼬셔요?” 다섯째 아줌마가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인지하고 급히 송희재에게 소식을 전했다. 잠이 들었던 송환희도 한송이의 큰 목소리에 깨어났다. 잠이 덜 깬 눈빛으로 서정희를 찾았다. “선생님, 무슨 일이예요?” 방에서 걸어 나오는 송환희는 북풍에 흩날리는 배꽃처럼 맑고 순결한 모습이었다. 커다란 눈에 뾰족한 턱선, 잘록한 허리의 소유자인 송환희는 보호 본능을 이끌 수밖에 없는 몸매였다. 한송이는 송환희를 보자마자 서정희를 오해했다고 생각했다. 송환희야말로 자신이 찾는 사람이었다. 한송이는 서정희를 밀어냈다. “넌 이따가 봐.” 그러고는 경호원을 이끌고 송환희에게 달려갔다. “너야? 우리 희재 씨 꼬신 썅년이?” 아무리 세상사를 모르는 송환희였지만 한송이는 알고 있었다. 한송이가 여기 나타난 순간 끝이었다. 한송이는 이미 자신의 존재를 알고 온 것이었다. 아직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우람진 체격의 한송이가 송환희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한송이는 원래도 송환희보다 키가 컸는데 지금은 살까지 쪄 더 덩치가 더 커졌다. 서정희가 막으려 했지만 경호원들에게 막혀 막지 못했다. 가뜩이나 여윈 송환희가 자신보다 덩치가 두배나 되는 사람에게 뺨을 맞았다. 하얀 볼에 손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한 번으로 부족해 한 번 더 때리려고 했지만 서정희에게 제지 당했다. “서정희. 오늘 일은 너랑 상관없으니까 넌 끼어들지 마!” 서정희는 한송이의 손목을 더 세게 잡았다. “당신 미쳤어요? 어떻게 손찌검을 그렇게 쉽게 해요?” “야. 우리 아빠 믿고 나대지 마. 나 부송이야. 너 같은 잡종이 내가 하는 일에 끼어들 수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