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2장
“깨물지 마세요. 마음 아프니까.”
서정희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염정훈과 만나기 시작했을 때 이런 일에는 경험이 하나도 없었다.
소리를 내는 것도 수치스러워 입술을 깨물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염정훈이 뒤에서 자신을 안은 채 턱을 들어올리며 귓가에 이 말을 해주었다.
그날 밤은 미치도록 야릇했다.
지금의 서정희는 눈을 가리고 있는 자신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알지 못했다.
눈앞의 남자가 서정희의 턱을 들어올렸다. 백조 마냥 우아한 목선이 드러났다.
흐트러진 치마가 어깨에서 흘러내리며 백옥같이 하얀 팔과 섹시한 쇄골이 드러났다. 어깨와 쇄골의 펄 파우더가 은은하게 빛났다.
가벼운 치맛자락이 물 위에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했다. 마치 곧 피어나는 꽃봉오리 마냥 매혹적이었다.
염정훈이 천천히 몸을 내려 꿈에도 그리던 그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서정희는 순간 몸을 뒤로 뺐다. 염정훈은 맨정신일텐데 어떻게…
그를 밀어내려 가슴에 손을 얹었다. 셔츠를 뚫고 나오는 뜨거운 체온이 손바닥을 타고 전해졌다.
왜지? 왜 염정훈처럼 느껴지지?
다른 남자와는 키스해본 적이 없는데, 누구와 키스하든 다 같은 느낌이라서 그런 걸까?
정희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다른 것을 생각할 새도 없이 본능만 좇았다.
지금 이 순간 서정희가 머릿속에 그리고 부르는 사람은 그 사람뿐이었다.
욕실의 야릇하고 뜨거운 분위기와는 달리 이 배는 처음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었다.
경매가 끝난 후 조유진은 화가 나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탁자 위의 모든 물건을 깨부쉈다.
“누나,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340억이나 벌었는데 기뻐해야죠! 이렇게 큰 건을 한 걸 아시면 사장님도 보너스 줄 거예요!”
조유진이 찻잔을 집어 들어 남자의 발을 향해 깼다. “닥쳐! 사람 찾으라고 시켰더니 왜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어? 일반인이 어떻게 300억이란 큰 돈이 갖고 있겠냐고!”
“찾아봤어요. 임성훈이란 사람인데 그냥 보통 일꾼이에요. 이전에 도박장에서 고리대금업자와 보디가드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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