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7장
골목 어귀의 피를 본 염정훈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시체 몇 구가 쓰러져 있었다.
어두운 거리 때문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서정희가 설마 죽은 거 아닐까?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기조차 싫었다.
빠른 속도로 달려와 사망자를 확인한 차연준은 염정훈을 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너의 와이프는 없어.”
염정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풀렸던 다리도 이제야 힘이 좀 생기는 것 같았다. 죽은 사람들을 확인한 그는 한마디 했다.
“방금 죽었어.”
한 경호원이 다가와 말했다.
“이 남자가 서정희 씨를 데려간 사람입니다. 바로 뒤쫓아 나왔는데 술집 안이 엉망이 돼버려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서정희는 사라지고 남자는 죽었다.
서정희가 죽인 것일까?
하지만 그녀에게는 총이 없다. 그렇다면 무기는 어디서 났을까?
“그럴 리가 없어. 맞은 곳을 보면 총 한 발로 바로 급소를 쐈어. 분명 사격에 능한 사람일 거야. 여기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어.”
오늘 밤의 일은 염정훈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는 오늘 이곳으로 약속을 잡은 것이 후회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서정희도 곤경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
“멀리 도망가지 못했을 거야.”
...
끊임없이 질주한 지한은 서정희를 서쪽 교외로 데리고 간 후 차를 버렸다.
그는 전부터 다른 대포차를 여기에 숨겨 놓고 있었다.
“타요.”
서정희는 지한을 조건 없이 믿었다. 두 사람이 탄 차는 숲으로 들어섰다.
지한이 한마디 했다.
“이제부터 차가 많이 흔들릴 거예요. 꼭 잡아요.”
“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한이라는 사람이 워낙 말수가 적은 것도 있었고 두 사람 또한 그저 평범한 친구 사이였기 때문이다.
모두 비포장도로인 숲속 길에서 차는 심하게 흔들렸다. 가시거리도 별로 좋지 않아 차의 헤드라이트에 의지하여 가까운 몇 미터 앞만 겨우 볼 수 있었다.
손잡이를 붙잡고 있는 서정희는 그제야 궁금했던 말을 물었다.
“해경이는 잘 있어요?”
“네, 잘 있어요. 곧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