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1장
서정희는 간호사에게 약을 갈아주는 방법을 열심히 배웠다.
간호사가 떠나고 둘만 남자 서정희는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여보?”
“그러지 않으면 그녀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서정희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한테 매달리는 여자가 꽤 많나봐.”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염정훈이 덮은 이불을 걷어 붕대를 감은 등을 드러냈다.
염정훈은 급하게 설명했다. “정희야, 그저 약을 한 번 갈아줬을 뿐이야. 그것도 팔에.”
“우린 이미 이혼했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든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야.” 서정희는 말하면서 가위로 붕대를 잘랐다.
상처에 닿을까 봐 그녀는 매우 조심했다.
“정희야, 내 몸을 만진 여자는 너뿐이야.” 염정훈은 한숨을 쉬며 다시 설명했다.
이에 서정희는 비꼬는 말을 몇 마디 하고 싶었지만 붕대[空]아래 가려진 상처가 예고 없이 눈앞에 나타났다.
심각한 상처일 거라고 짐작했지만, 추측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온전한 피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상처투성이였다.
서정희는 가슴이 아팠다.
염정훈은 엎드려 있는 자세라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희야, 백지연과의 일에 대해 너한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일이 이렇게 됐으니 너한테 숨길 필요도 없는 것 같아.”
서정희는 그의 상처를 처리하고 소독을 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심지어 두려워했다.
그가 잠시 이성을 잃었다거나 다른 사람이 약을 먹였다는 식으로 핑계를 찾을까 봐 무서웠다.
엄정훈은 말을 이었다. “사실 전부터 진실을 말하고 싶었는데 그때 너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했고 또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말을 못했어. 어제 내가 수술대에서 깨어나지 못했으면 넌 영원히 진실을 모를거야. 난 더 이상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정희야, 내가 그때 너에게 준 친자확인서는 가짜가 아니야.”
서정희는 그말에 얼었다[얼어버렸다 ]. “뭐라고?”
“말했잖아, 백지연과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런데 애를 가질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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