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1장
5일 후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진아영은 미래에 대해 새로운 환상을 갖게 되었다.
“아영아,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돈을 많이 벌면 미래가 바뀔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몇 년 동안 밤낮으로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지만 더 중요한 것을 잃었어. 평범한 나라에서 그냥 봉사활동을 하면서 불쌍한 아이들을 돕고 싶어. 그래서 싫증이 나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카페를 차리든 꽃집을 차리든 할 거야. 그것도 아니면 전 세계를 한 번 돌아다니며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싶어.”
“좋은 생각이네.”
진아영이 서정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나는 더 강해질 거야. 의학 공부도 계속할 거고 선생님의 눈에 자랑이 되고 싶어.”
서정희의 눈빛은 확고했다.
“괜찮은데?”
진아영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고3 때 캠퍼스 나무 밑에 앉아 미래를 꿈꾸던 우리를 다시 보는 것 같아. 만약 그때 우리의 인생이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그때 바로 해외로 나가는 건데…”
“아영아, 도망쳐도 소용없어. 어떤 일들은 반드시 겪어봐야만 알아.”
“하긴.”
진아영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그늘에서 바닷바람을 쐬었다. 속으로는 남은 시간을 세고 있었다. 이제 닷새만 지나면 그는 차연준과의 인연을 싹둑 잘라 버릴 수 있다.
그런데 사흘째 되던 날 의외의 일이 생겼다.
요즘 진아영은 걸음걸이마저 당당해졌다. 심지어 깡충깡충 뛰어서 길가의 꽃과 풀들에게도 인사를 했다.
그렇게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거슬렸는지 사흘째 되던 날 차연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진아영은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중이었다. 처음에는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헬리콥터 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쨌든 그동안 규칙을 잘 파악했다. 여기 사람들은 열흘 혹은 보름을 간격으로 섬에서 나가 생활 물자를 사들였다.
그녀는 섬에 추가로 하인이 돌아온 줄 알고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래서 천으로 눈을 가린 채 나무 밑에 서서 숫자를 셌다.
“여덟, 아홉, 열! 순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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