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0장

지한은 보트를 강가에 대자마자 서정희 품에서 두 아이를 건네받으며 다급히 말했다. “빨리, 따라와요.” 서정희는 진아영의 손을 잡고 섬으로 도망쳤다. 그들은 지한이 미리 판 통로에 들어갔다. “당분간은 우리를 발견하지 못하겠지만 계속 이곳에 숨어 있을 수는 없어요. 그 사람들이 섬을 에워싸면 우리는 독 안에 든 쥐와 마찬가지 아니에요?” 지한의 이마에 땀이 흥건히 맺혀 있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그들은 비행기 한 대는 공수하고 다른 한 대는 대기시킬 거예요. 이 헬리콥터에 있는 기름으로는 3시간밖에 지탱하지 못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섬을 에워싸는 데도 시간이 걸릴 거고요. 지금 섬에 있는 사람만으로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우리를 찾을 방법이 없어요. 2시간만 더 기다리면 돼요.” 진아영은 지한을 우러러보며 말했다. “형씨, 성이 어떻게 되세요? 대단하네요! 모든 것을 이미 다 계산하고 있다니요!” “기씨입니다.” 지한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몇 명을 거대한 지하동굴로 데려갔다. 이곳에는 물과 음식이 놓여 있었다. 그는 서정희에게 물 한 병을 건네며 말했다. “물 좀 마시고 일단 먼저 쉬어요. 내일부터는 길을 재촉해야 해서 힘들 거예요.” “고마워요.” 이런 생활에 일찍이 익숙해진 두 아이는 아무런 스트레스 반응도 없었다. 지한의 말대로 인위적인 개발 없이 자연 식물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섬이었다. 걷는 것만 해도 섬 전체를 걷는 데 사흘이 걸린다. 익숙지 않은 곳이라 사람을 찾는 것은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 진아영은 서정희 옆에 기대 잠들었다. 지한이 돌아왔을 때는 머리 위의 헬리콥터가 사라졌다. 이제 그들을 뿌리쳤으니 그들이 망망대해로 도망친다면 염정훈은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서정희는 섬을 떠난 후에야 비로소 오랜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밤새도록 길을 재촉하여 동이 틀 때까지 걸었다. 해돋이는 정말 아름다웠다. 서정희는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드디어 자유야.” 몇 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