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6장

진영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는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요?” 서정희는 코웃음을 치며 했다. “당신이 아니면 내가 할까요? 빨리 움직여요. 지금 시간 지체하면 할수록 목숨만 더 위태로워질 뿐이니까.” 진영은 어이가 없었다. 물론 여자친구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게이는 아니다. 신체가 건강한 남자다! 하지만 서정희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염정훈에게는 1분 1초가 아깝다. 조금이라도 더 지체하면 죽음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셈이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염정훈만 살릴 수 있다면 이까짓 것쯤은 뭐가 대수겠는가... 말을 마친 진영은 약 사발을 들고 한 모금 입에 넣었다.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미세하게 떨렸다. “입 꼭 다물어요. 한 방울도 낭비하면 안 되니까. 두 번째 약은 다른 약재로 만든 거라 약효도 달라요.” 진영은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듯 힘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눈을 꼭 감고 염정훈의 입에 자기 입을 갖다 댔다. 사람이 당장 죽을 지경이다. 차라리 인공호흡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았다. 게다가 염정훈도 진영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무슨 자격으로 염정훈을 싫어하겠는가? 역시 서정희가 진영을 잘 못 보지는 않았다. 진영의 일 처리는 정말 똑 부러졌다. 진영은 외모도 꽤 멋있는 남자다. 두 남자가 키스하고 있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꽤 보기 좋았다. ‘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서정희는 마음을 놓고 한쪽으로 가서 약을 계속 달였다. 염정훈은 총 81첩의 약을 먹어야 했다. 처음 3일에는 3시간에 한 번씩 먹어야 해야 했다. 목숨이 위태로운 시기에는 약에 많이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염정훈에게 약을 다 먹인 후, 진영은 그를 바닥에 편히 눕혔다. 그리고 다시 욕조 통으로 옮겨 몸속의 독소를 최대한 빨리 배출하게 했다. 서정희가 약을 달이면 진영은 염정훈에게 약을 먹였다. 두 사람은 손발이 척척 맞게 움직였다. 하루가 지난 후, 염정훈의 안색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고 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