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4장

진형이 설명했다. “저 여자 선생님은 아주 유명한 의사입니다. 계속 이 마을에 사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님 얼굴에 가면을 쓰지 않았으니 알고 있는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염정훈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래?” 그러자 진영이 한마디 덧붙였다. “네, 다만 지금의 명의들이 다들 좀 도도한 것 같아요. 하지만 대표님 몸속 독을 빼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요.” 염정훈은 이 의사의 태도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왠지 그를 대하는 태도가 일반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물론 머릿속이 너무 복잡한 나머지 생각이 많아졌을지도 모른다. 한송이는 염정훈이 살아난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태하 오빠, 걱정돼 죽는 줄 알았어요.” 염정훈은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옮기며 포옹을 피했다. “괜찮아요. 폐를 많이 끼쳤네요. 나는 여기서 좀 더 치료해야 하니까 먼저 돌아가세요.” 한송이는 경악한 듯 입을 떡 벌렸다.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일어나자마자 그녀에게 하는 말이 고작 돌아가라니... “태하 오빠, 눈도 안 좋은데 내가 여기서 돌봐야죠. 그쪽에는 이미 휴가를 냈어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아니에요. 여기에 진영이도 있고 상정이도 있어요. 여자 혼자 불편해요.” 한송이는 발을 동동 굴렀다. “뭐가 불편한데요? 오빠는 아직 미혼이고 저도 시집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예전에 같이 임무 나갈 때도 서로 돌봐줬잖아요.” 때마침 이 말을 들은 제숙은 그제야 예전에 한송이가 염정훈에게 계속 들이댔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한송이를 아래위로 한송이를 훑어보며 풍자가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나이도 어린데 얼굴이 뻔뻔해. 본인을 거절한 것도 모르고 계속 들이대다니... 정말 스스로 값이 떨어지는 일만 찾아서 한다니까...” 안 그래도 제숙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한송이는 바로 반박했다. “나와 지한 오빠가 얼마나 다정한 사이인데요. 시집 못 가는 노처녀라 우리를 질투하는 거예요?” “한송이!” 들어오자마자 이 말을 들은 원해인이 외쳤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