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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네가 알 바 아니야

성준영은 아주 순조롭게 제일 위층에 있는 부시혁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그가 사무실 문을 두드리려 할 때마침 옆방의 문이 열렸다. 장 비서가 서류를 들고 안에서 걸어 나왔다. 부시혁 사무실 앞에 서 있는 성준영을 본 그는 순간 멍해졌다. "성준영 씨?" 성준영은 그저 눈썹을 한번 들어 올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 비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안경을 한번 밀어 올렸다. "여긴 무슨 일로……. 대표님을 만나러 오신 건가요?" "안 그럼 내가 왜 왔겠어?" 성준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혁이는 있어?" 장 비서는 그제야 자신이 괜한 질문을 했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서 멋쩍게 기침을 한번 하더니 다시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안에 계세요. 대표님을 만나시려면 잠시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들어가서 대표님께 여쭤보겠습니다." 그러자 성준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왜? 이젠 내가 부시혁을 만나고 싶어도 물어봐야 하는 거야?" 그가 언짢아하자, 장 비서도 당황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대답했다. "성준영 씨께서 윤슬 씨한테 마음이 생긴 것 때문에 대표님 많이 불쾌해하세요. 그래서 성준영 씨께서 오시며 전처럼 직접 들여보내지 말라고 명령을 내리셨어요. 즉 대표님의 허락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뜻이에요." 말을 마친 장 비서는 자기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성준영은 입을 삐죽거렸다. "쯧, 그것 때문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다니. 유치하기는. 알았어. 그럼 가서 전해줘." 그는 조금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네." 장 비서는 공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마침 그도 부시혁을 찾을 일이 있었다. "들어와." 장 비서가 노크를 세 번 하자 사무실 안에서 부시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비서는 손을 내려놓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대표님이 말씀하신 서류 가져왔습니다." 부시혁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대답했다. "옆에 올려놔." "네." 장 비서는 그의 손에 닿기 좋은 곳에 서류를 내려놓고 뒤로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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