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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염장질을 당하다

부시혁은 말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성준영의 말에 동의했다. 신이 그들을 놀리는 것 같았다. "아직도 내가 윤슬한테 진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부시혁은 미간을 누르며 조금 피곤한 얼굴로 성준영에게 물었다. 그러자 성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윤슬을 죽에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알려주지 않는 게 맞는 거 같아." 부시혁은 냉소를 지었다. "그럼 입단속 잘해. 윤슬이 알게 하지 말고." "걱정 마. 말하지 않을 거니까." 성준영은 손을 흔들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부시혁도 먼저 입을 여는 성격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침묵하자 순간 넓은 사무실 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성준영은 착잡한 기분으로 입을 열었다. "네가 윤슬을 위해서 이 모든 걸 감춘 거라고 알아. 하지만 그런 생각 안 해봤어? 세상엔 영원한 비밀은 없어. 그러니까 언젠간 밝혀질 거고 윤슬도 언젠간 자기 신분을 알게 될 거야. 윤슬이 네가 알면서 알려주지 않았다는 걸 알면 널 원망하지 않을 거 같아?" 부시혁은 손가락을 비비며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원망하겠지. 하지만 내 마음을 알고 이해할 거라 믿어. 윤슬은 똑똑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거야." "그러길 바래." 성준영은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부시혁은 남은 커피를 마셔버렸다. "알고 싶은 거 다 알았으니까, 이젠 별일 없지?" 이 말은 즉 그만 가라는 뜻이었다. 성준영의 입꼬리가 움찔했다. "앞으로는 전우 사인데 너무 무정한 거 아니야. 이용 다 했으니 버리려는 거잖아." 부시혁은 덤덤하게 그를 한번 흘겨보았다. 그의 두 눈에는 귀찮음이 가득했다. 그러자 성준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알았어. 무서우니까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가면 되잖아." "장용!" 부시혁이 소리쳤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장 비서가 부름을 듣고 냉큼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내보내." 부시혁은 턱을 들고 성준영을 가리켰다. "네." 장 비서는 미소를 지으며 성준영을 쳐다보았다. "이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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