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장
하지훈은 마음대로 화를 내며 장민지를 해고할 가능성이 컸다. 물론 그들이 해고되든 말든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렇지만 나도 이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될 것이다. 나는 장민지가 아닌 그녀의 두 아이가 안쓰러울 뿐이었다.
보고서를 가져다주는 것쯤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나는 대표실 문 앞에서 조용히 노크했다.
“들어와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잠시 입술을 깨문 뒤 문을 열었다.
하지훈은 의자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얼굴에는 짙은 불쾌감이 배어 있었다.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는 듯했다.
그는 나를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시선을 내리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보고서 전달하러 왔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주시했다. 화가 나 있는 게 분명했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 보고서를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뒤돌아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두 걸음도 채 가지 못해 그의 목소리가 나를 붙잡았다.
“내가 언제 가라고 했어?”
나는 멈춰서 돌아보며 대답했다.
“다른 지시가 있으세요?”
그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훑어보더니 앉은 자세를 고쳐 잡고는 서류를 펼쳤다.
얼굴은 여전히 찌푸려져 있었고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나는 그의 지시를 기다리며 잠자코 서 있었다.
그가 보고서를 검토한 뒤 필요한 지시를 내릴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는 보고서를 둥글게 말아 나에게 던지듯 내리쳤다.
내 얼굴에 정확히 맞아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나는 당황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훈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이거 인터넷에 있는 실례 숫자만 바꾼 거지? 간단한 데이터 몇 개 넣는 걸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해? 이걸 보고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라는 거야? 일할 생각 없으면 내 회사에서 꺼져!”
“제가 한 거 아니에요.”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작성한 건지 말해. 그리고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나라고 해!”
정말로 장민지가 말한 대로 되는구나 싶었다. 한 번 들어왔다가 일자리를 잃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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