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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장례식 날, 하늘은 잿빛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강도윤은 민세희를 위해 강성시의 소음에서 한참 떨어진 조용한 묘지를 선택했다. 주변에는 그의 부하들만 서 있었고 공기는 숨조차 가쁘게 만드는 무거운 정적에 잠겨 있었다. 천천히 하관되려는 순간,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갑자기 사람들 틈을 헤치고 달려 나왔다. 그녀의 작은 손에는 시들어버린 흰 꽃 한 송이가 꼭 쥐어져 있었다. “세희 언니!” 소녀는 흐느끼며 외쳤고 그 꽃을 무덤 속에 넣으려 몸을 숙였다. 현장 질서를 지키던 경호원이 급히 다가가 아이를 막았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중년 도우미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놀라 달려와 소녀를 끌어안으며 강도윤에게 허둥지둥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제 딸입니다. 제가 며칠 동안 너무 바빠서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철이 없어서 그러니 부디 용서해 주세요.” 강도윤의 시선이 소녀에게 꽂혔다. 텅 비어 있던 그의 눈동자에 아주 미세한 흔들림이 일었다. 그는 손을 들어 경호원의 제지를 멈추게 했다. “괜찮습니다.”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마치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듯 낮게 흘렀다. “민세희를 알아?” 소녀는 엄마에게 꽉 안긴 채 강도윤의 날카로운 얼굴을 올려다보다가 겁을 먹은 듯 훌쩍였다. 하지만 이내 울음을 삼키며 더듬거리듯 말문을 열었다. “세희 언니가 자기 묘비에 대표님 이름 쓰지 말라고 했어요...” 그 한마디가 바늘처럼 그의 무감각한 껍데기를 단번에 찔러 꿰뚫었다. 강도윤의 어깨가 아주 작게 떨렸다. 그는 아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또 뭐라고 했는데?” 소녀는 그의 눈빛에 겁을 먹었는지 엄마 품으로 더 움츠러들었다. 그러다 중간중간 흐느끼며 말을 이어갔다. “대표님과 이혼했다고 했어요. 죽어서도 이름 같이 쓰기 싫다고. 자기 이름으로 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대표님을 싫어한다고 했어요...” “이혼?” 강도윤은 속삭이듯 되뇌었다.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그는 그 사실을 처음 듣는다는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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